"정년이 지나 계약직으로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기사들이 피곤을 무릅쓰고 오늘 또 대형버스를 모는 현실입니다. 평균 연령이 65세입니다. 이게 안전합니까?"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광주지역 버스노동조합이 9일 전면 무기한 전면 파업을 선언했다. 지난 5일에 이어 두번째로, 지난 8일부터 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노조는 첫 파업 뒤 준법운행으로 수위를 조절했지만, 사측과 시의 무대응에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판단에 강경대응에 나섰다.
광주지역 버스노동조합은 올해 임금 8.2% 인상(4호봉 기준 월 34만원)과 정년 65세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운송 적자와 시의 재정 지원 한계를 이유로 사실상 임금 동결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박상복 광주지역버스노조위원장은 이날 천막농성 현장에서 "광주는 전국에서 버스기사 임금이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서울보다 월 60만원, 부산·울산보다도 40만원 이상 적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도 광주 시민이다. 애들 학원 하나 못 보냈고, 생존권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고 강조했다.
반면 임동춘 광주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버스회사에 지난해 시의 지원금 1400억원인데 인건비만 전체 비용의 70% 1700억원 들어갔고, 재정자립도가 높은 대도시와 비교는 무리"라며 "노조의 인상안대로 하면 140억여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시민 세금 부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맞섰다.
이어 "광주가 대전과 대구보다 재정자립도는 낮지만 임금수준(만근시 460여만원)을 비슷하게 맞췄는데, 그보다 높은 수준으로 요구하는 것은 무리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파업은 총 2500여명의 광주 시내버스 운전기사 중 1326명이 파업에 결의, 현재 1100여명의 버스기사들이 동참하고 있다. 파업 여파로 시내버스는 기존 102개 노선 중 5개가 운행 중단됐고, 총 1000여대 중 887대가 운행 중이다. 또 비노조원 등 대체인력을 투입해 70% 수준의 운행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박성국 광주지역버스노조 사무국장은 "정규 기사들이 하루에 4.5탕(4.5회 왕복 운행) 도는 배차를, 지금은 하루 3탕 운행으로 줄였다"며 "출퇴근을 제외한 낮 시간대 배차간격이 45~50분으로 늘어났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70% 운행률은 시민 체감과 거리가 먼 숫자 놀음"이라고 반박했다.
박 사무국장은 "빈자리를 메꾸고 있는 촉탁직 기사 평균연령은 65세로 지난 파업 때도 4일이 넘어가자 누적된 피로로 문제가 발생해 안전문제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노사 간 협상이 멈췄다는 것이다. 3차 조정이 결렬된 뒤 사측은 노조 측에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 시는 "노사문제"라며 손을 떼고, 사측은 "여력 없다"며 버티는 중이다. 결국 이 모든 공백은 시민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 노조위원장은 "3차 조정 결렬 이후 사측은 단 한통의 연락이 없고, 천막농성을 해도 시에서도 대응하지 않고 있다"며 "차를 세운 것이 아니라, 세울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중교통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교통복지에 해당하는 만큼 시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달라"면서 "사측의 책임있는 협상안이 나오기 전까지 천막을 걷지 않겠다"고 밝혔다.
광주시 관계자는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비상수송대책을 총동원 중이다"면서도 "시는 노사간 당사자가 아니기에 자율적으로 협상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버스노조는 협상 타결까지 무기한 천막농성을 이어가며, 매일 오전 10시 결의대회를 통해 시청에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할 예정이다. 농성장에는 위원장, 부위원장, 사무국장 및 각 지부장 등 10여명이 자리를 지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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