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린 제1회 ‘한국 여행 엑스포(KOREA TRAVEL EXPO)’가 대성황 속에 막을 내렸다. 제19회 타이베이 국제 관광박람회(TTE)와 동시 개최된 이번 엑스포는 지난 5월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약 30만 명에 달하는 대만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한국 관광의 저력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번 엑스포는 국내 최초 민간 주도의 해외 한국 단독 박람회로, 서울시, 부산시, 대구시 등 전국 56개 지방자치단체와 인천국제공항공사, 코레일관광개발 등 78개 기업이 참여해 126개 부스를 운영했다. 함께 열린 약 850개 부스 규모의 타이베이 국제관광박람회 전체 부스 중 약 4분의 1이 한국여행엑스포 부스일 정도로 이례적으로 큰 규모였다.

김의승 조직위원장은 이번 행사를 "한국 관광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민간 주도로 해외에서 열린 첫 단독 한국 관광 박람회를 진두지휘한 그는, 한국의 숨은 지역 관광자원과 문화가 대만 현지에 어떻게 닿았는지를 누구보다 실감한 인물이다.

다음은 타이베이 세계무역센터 한국여행엑스포 행사를 마친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프레시안: 제1회 한국 여행 엑스포를 성료한 소감은?
김의승: 한마디로 “감격스럽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것 같습니다. 이번 엑스포는 단순한 행사 그 이상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K관광’ 하면 수도권이나 인기 지역 위주로 생각해왔는데, 이번에는 전국 각지의 매력적인 관광 자원을 한자리에 모아 대만 현지에 직접 소개한 첫 사례입니다.
무엇보다 현장을 찾은 30만여 명의 대만 관람객의 관심과 열정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한국에 가고 싶다”는 말이 진심으로 느껴졌고, 그 관심이 이제는 서울을 넘어 안동, 경주, 제주, 강릉 등 지방 곳곳으로 뻗어나가고 있음을 체감했습니다.

프레시안: 민간 주도로 해외에서 열린 최초의 단독 한국 관광 엑스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데요.
김의승: 맞습니다. 기존에는 정부나 공공기관 주도로 진행되던 해외 관광박람회에 한국관의 형태로 참석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번처럼 현지 행사와 대등한 단독 행사로 동시에 열리는 건 흔치 않은 일입니다. 그만큼 대만 측에서 한국 관광의 격을 높게 평가해 준 결과라고 봅니다. 이번 엑스포는 민간이 기획하고, 공공이 협력하며, 지역이 주도한 3박자의 협력 모델이었습니다. 특히 자치단체와 의료기관, 콘텐츠 기업, 관광공사까지 약 56개 지자체와 78개 업체가 참여해 ‘한국 관광의 다양성과 깊이’를 현지에 직접 알렸다는 점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생각합니다.
프레시안: 대만을 개최지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김의승: 대만은 ‘한류’에 대한 애정이 매우 깊은 나라입니다. K드라마, K팝, K푸드, K뷰티뿐 아니라 한국의 전통문화와 지역 관광에까지 관심을 넓혀가고 있는 시장입니다. 작년 기준 한국을 방문한 대만 관광객은 약 147만 명으로, 인바운드 3위 국가였습니다.
한류 콘텐츠 소비에서 실제 여행 수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은 곳, 그 첫 무대로 대만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프레시안: 특히 지역관광 활성화에 초점을 둔 것 같습니다.
김의승: 맞습니다. 우리는 ‘K컬처’를 넘어 ‘K-로컬(K-Local)’로 확장돼야 합니다. 서울과 부산만 가는 한국 여행이 아니라, 안동의 하회마을, 전주의 한옥마을, 경주의 문화유산, 제주와 강원의 자연까지 여행객들에게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더구나, 한국을 찾는 대만 관광객의 절반은 지방공항을 통해 한국을 찾고 있기에 대한민국의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더없이 소중한 파트너이기도 합니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지역이 스스로 주체가 되어 관광 콘텐츠를 해외에 소개하는 모델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관광이 지방소멸의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만능열쇠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수는 있다고 봅니다. 우리보다 먼저 지방소멸 문제에 직면했던 일본도 지금 지역관광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프레시안: 이번 엑스포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부스는 어디였습니까?
김의승: 단연 안동시의 전통문화 부스였습니다. 하회마을과 도산서원은 이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세계적인 문화 자산인데요, 여기에 하회탈 만들기, 도산서원 3D 퍼즐 체험처럼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가 결합되면서 현지 관람객의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고, 준비한 체험 키트가 조기 소진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안동시에서 부스를 정말 알차게 꾸려주어 고마웠습니다.

프레시안: 조직위원장으로서 이번 엑스포에서 고향 안동을 알리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던데.
김의승: 그게 소문이 났나요? (웃음) 사실 안동은 제대로 잘 알려지기만 하면, 세계인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는 다양한 관광자원과 매력요소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안동시의 참여로 운영된 안동시 공식 부스 외에도 안동종가문화원에서 우리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별도의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또한, 경북도내 식품 관련 기업과 수출 초보 기업들 모임인 ‘경북 푸드 퓨쳐스 클럽’에서 한국의 식문화를 소개하는 부스를 열었는데, 여기에도 안동·예천 기업들이 다수 참여했습니다. 대만 관계자들도 안동을 방문하고 싶어 하던데, 차제에 대한민국의 지역관광 발전을 우리 안동이 주도해 나갔으면 합니다.
프레시안: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김의승: 이번 대만 엑스포는 시작일 뿐입니다. 당분간은 대만에서 행사가 열리겠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관광 매력을 해외에 지속적으로 알릴 수 있는 정례화된 한국 단독 관광박람회를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개최하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관광을 통해 대한민국의 지역 균형 발전, 문화 교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진짜 매력’을 아직 모르는 전 세계 관광객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다가가는 여정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프레시안: 마지막으로 대만 관람객과 관계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김의승: 이번 행사에서 보여준 타이베이 국제관광 박람회 조직위 뤄쉔홍(駱炫宏) 주임위원님을 비롯한 관계자분들과 대만인들의 따뜻한 환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대만과 한국은 지리적으로나 문화와 정서적으로나 매우 가깝고 친근합니다. 이번 엑스포가 한국과 대만이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여행으로 소통하는 소중한 첫걸음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의승 한국여행엑스포조직위원장은 “한국은 여러분의 친구라는 걸 잊지마세요! 한국에 오시면 여러분들을 더 행복하게 해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을 타이완 현지에서 예비 여행객들에게 유창한 중국어로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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