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중이던 여중생에게 둔기를 휘둘러 살해하려한 남고생이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무거운 형량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고법판사 신현일)는 18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군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장기 8년∼단기 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장기 9년∼단기 6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공격한 동기는 단순히 자신의 호감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높은데다 다른 참작할 사정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공격 부위도 피해자의 머리와 얼굴 및 목 등에 집중된 점과 피고인이 둔기와 흉기를 미리 준비한 점 등을 볼 때 살해 의도가 강력한 점 및 피해자가 입었을 정신적·육체적 고통이 극심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의 가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선고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특히 피고인은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은 채 오히려 자신의 정신의학적 병력을 핑계로 책임을 경감하려는 모습을 보여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는지도 의문"이라며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할 때 원심의 형은 다소 가벼워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A군은 지난해 8월 오전 등교시간 안산 상록구의 한 중학교 인근에서 등교 중이던 B양의 머리 부위를 둔기로 내려치고,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시 목격자에게 제압된 뒤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된 A군은 B양과 같은 중학교 선후배 사이로, 평소 호감을 갖고 있던 B양이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이 소지했던 가방 안에서는 다른 종류의 흉기를 비롯해 ‘과거 범행을 계획했다가 실패했다’ 등의 내용이 담긴 유서도 발견됐다.
앞선 1심 재판부는 A군에게 징역 장기 8년∼단기 5년을 선고했지만, A군 측과 검찰은 모두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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