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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학살 생존자, 이학영 국회부의장 면담…국회 기자회견·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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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학살 생존자, 이학영 국회부의장 면담…국회 기자회견·토론회

"한국 정부, 베트남전 진실규명 즉각 나서야…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가"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전쟁범죄 피해 생존자들이 19일 국회를 찾아 이학영 국회부의장을 면담하고 국회 기자회견 및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한국 국방부가 베트남전 민간인 피해 손배소 상고를 즉각 취하할 것과, 한국 정부 차원의 진상 규명 노력을 촉구했다.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가배상 소송을 낸 당사자인 응우옌티탄 씨 등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한 회견에서 "한국에 올 때마다 참전군인들과 한국 정부의 사과를 기대하며 왔지만 참전군인 단체들은 우리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한국 정부는 우리의 요구를 계속 외면하고 있다"며 "베트남 사람들은 용서에 너그럽지만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용서와 화해를 이야기할 수 없다. 이러한 불행한 세상을 우리의 손주들에게 물려줘야만 하겠느냐"고 호소했다.

회견에 참석한 학살 생존자는 퐁니·퐁녓마을 생존자 응우옌티탄(65) 씨와 하미마을 생존자 응우옌티탄(68. 동명이인) 등 2명이다. 이들은 "1968년 음력 1월, 우리 두 사람은 각각 하미마을과 퐁니마을에서 벌어진 끔찍한 학살 피해를 겪었다"며 "우리 두 사람은 이름도 같지만, 집단학살로 가족을 잃고 부상을 입고 극적으로 살아남은 고통의 기억과 상처를 공유하고 있다. 학살 피해로 어머니와 언니 그리고 어린 남동생을 잃고 전쟁고아가 된 우리의 어린 시절은 너무도 처참하게 닮았다"고 했다.

이들은 "때때로 당시의 일이 꿈에 나타난다. 한국군이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을 몰아놓고 총을 난사하고 수류탄을 던진다. 사람들은 모두 죽고 제 몸에는 수류탄 파편이 박혔으며 저는 혼자 살아남는다. 그리고 제 곁에는 처참하게 죽은 가족들이 있고,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어린 남동생을 저는 어찌할 수 없다"고 당시의 기억을 증언하며 "베트남전쟁에 한국군을 파병한 한국 정부는 우리 베트남의 피해자들 앞에서 진실과 정의를 말할 수 있는가. 대한민국 국민 앞에 한국 정부는 부끄럽지 않느냐"고 호소했다.

이학영 국회부의장은 기자회견 후 부의장실을 방문한 이들을 면담하고 깊은 감사와 사죄의 뜻을 전했다. 이 부의장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에 대해 정부 책임을 분명히 인정한 판결을 언급하며 "늦게나마 판결을 받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평가하고 "이제 국회도 나서야 한다. 진실을 밝히고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에 더 이상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 부의장 면담에 이어 오후에는 '베트남전 인권침해 진실규명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당시 상황을 증언하고 한국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 차원의 노력을 당부했다.

이들의 국회 기자회견과 토론회를 주선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은 "대한민국에 1980년 5월의 아픔이 있다면 베트남은 1968년의 아픔이 있다. 진실을 외면하면 폭력은 다시 반복된다"고 강조하며 "오늘 기자회견이 1968년 베트남에서 한국군에 의해 벌어진 민간인학살의 진실을 밝히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는 20대·21대에 걸쳐 특별법을 발의했지만 끝내 법제화에 이르지 못했다. 오늘, 바로 지금 다시 시작하자"며 '베트남전쟁 시기 대한민국 군대에 의한 민간인 및 파병군인에 대한 인권침해 등 진실규명법' 제정 노력을 약속했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베트남전 인권침해 진실규명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퐁니학살 피해 생존자인 응우옌티탄(왼쪽) 씨와 하미학살 피해 생존자인 응우옌티탄 씨가 학살 당시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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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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