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언론 수호의 상징적 단체로 평가받는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이하 동아투위)가 서재필언론문화상을 수상했다.
재단법인 서재필기념회(이사장 이왕준)는 지난 18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제14회 서재필언론문화상 시상식을 열고, 동아투위에 상패와 상금 1000만 원을 수여했다.
동아투위는 1974년 10월 <동아일보>가 서울대 시위를 보도한 뒤 정권의 압박과 언론사 간부 연행이 이어지자 <동아일보> 언론인 180여 명이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한데서 시작됐다.
이후 정권은 광고 중단과 압력을 통해 <동아일보>의 정상적 보도를 막았으며, 이 과정에서 언론인 113명이 강제 해직됐다. 이에 해직 언론인들은 1975년 3월 17일 동아투위를 결성, 생계의 어려움과 정권의 감시 속에서도 자유언론 수호 활동을 이어갔다.
동아투위는 1980년대 들어 민주언론운동협의회 결성과 월간 <말>지 창간, 보도지침 폭로, <한겨레신문> 창간 등 언론민주화를 선도했다. 출판계로도 진출해 <한길사>, <문학과지성사>, <청람> 등을 중심으로 문화운동을 펼쳐 우리 사회의 정신적 성장에도 기여했다.
2000년대 이후에도 언론노조 및 기자협회 등과 언론 개혁을 위한 연대를 펼치고, 언론을 향한 일관된 신념과 실천으로 후배 언론인들에게 등대와 같은 역할을 이어왔다. 동아투위는 결성 50주년을 맞은 2025년 3월 작고 위원을 기리는 추모제를 마지막으로 공식 여정을 끝마쳤다.
이부영 동아투위 위원장은 "이번 수상은 자유언론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걸어온 동아투위와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의 50년 투쟁사를 기억하는 동시에, 그 궤적이 서재필 선생의 언론 정신을 잇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며 "동아투위의 활동은 여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 평가는 역사에 맡기고 앞으로도 후배 언론인들과 함께 자유언론과 민주주의 실천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종현 한국기자협회장은 축사를 통해 "오늘 이 자리는 단순한 축하를 넘어 언론의 자유와 독립, 그리고 양심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선배 언론인들이 남긴 신념을 지렛대 삼아 앞으로도 언론의 본질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왕준 서재필기념회 이사장은 "동아투위의 발자취는 한국 언론사에서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았으며, 특히 올해는 동아투위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해로 수상의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고 전했다. 이어 "사회적 편견과 권력, 자본의 압박 속에서도 언론의 독립성과 가치를 지켜온 동아투위의 헌신에 깊은 존경을 표하며, 서재필 선생의 언론 정신이 오래도록 기억되고 이어지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재필언론문화상은 독립운동가이자 우리나라 최초 민간 언론인 <독립신문>을 창간한 서재필 선생의 언론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된 상으로, 언론의 자유와 공공성 실현에 기여한 언론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시상해왔다.
재단법인 서재필기념회는 서재필 박사의 민족선양 정신과 언론·의학·교육 개혁 사상을 계승하기 위해 1995년 설립됐다. 현재 서재필언론문화상, 서재필의학상, 민족 언론인 현창사업, 학술연구 지원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통해 서재필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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