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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선 교육감은 전시행정 치우치며 교육 본질 놓쳐"…광주교육감 도전 나선 김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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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정선 교육감은 전시행정 치우치며 교육 본질 놓쳐"…광주교육감 도전 나선 김용태

전교조 광주지부장·노무현재단 광주시민학교장 출신…여론조사서 선두권 '주목'

지난 6·3 대선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관심 밖에 머물렀던 내년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어느덧 11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물밑 활동에 머물렀던 입지자들은 이제 기지개를 켜고 본격 활동하는 모습이다. 아직은 섣부른 예측이기는 하나, 언론사의 각종 여론조사가 하나 둘 발표되면서 입후보 예정자들도 바짝 고삐를 당기며 지지세를 넓혀가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광주광역시 교육감 후보로 나선 김용태 전 노무현재단 광주시민학교장이 현 이정선 교육감과 선두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학시절에는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교직에서는 전교조와 시민사회 활동을 활발히 펼쳐온 그가 이제 광주교육의 수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사람사는 교육'을 표방하고 나섰다.

그는 현 광주교육청의 청렴도 하락을 지적하며 이정선 교육감과 대립각을 세우며, 공교육 안에서도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1타 강사급 강의를 제공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제안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김용태 전 노무현재단 광주시민학교장ⓒ프레시안(백순선)

<프레시안>은 지난 27일 김용태 전 교장을 만나 그의 살아온 이력과 함께 광주교육감 도전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Q. 최근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단숨에 현 교육감과 오차범위 내 선두 다툼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율 상승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A. 저도 놀랐다. 가장 큰 이유는 학교 현장에 꾸준히 있었던 사람이라는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30년 넘는 교직 생활 동안 담임교사를 약 20년간 했는데 첫 제자가 벌써 46살이다. 또한 제자들과의 관계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노무현재단 활동을 통한 '사람 사는 교육' 실현 노력이 일부 시민들에게 공감으로 전해진 것도 있는 것 같다.

(뉴시스 광주전남취재본부·무등일보·광주MBC가 공동으로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23일 발표한 광주지역 교육감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 이정선 현 교육감 21%에 이어 김용태 전 교장이 16%를 기록했다. 정성홍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은 6%, 박주정 광주대 특임교수와 오경미 전 광주시교육청 교육국장은 각각 2%로 조사됐다.

남도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7~28일 진행한 광주시교육감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는 김용태 전 교장이 21.5%로 21.1%의 이정선 교육감을 앞섰다. 이어 정성홍 전 지부장 12.6%, 오경미 전 시교육청 교육국장 6.9%, 기타 인물 5.4% 순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정선 현 교육감과 오차범위 내 선두 다툼

Q. 앞으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하게 된다면, 지지기반과 우군은?

A. 저는 교직 경력이 30년 가까이 된다. 당연히 가장 가까운 사람들은 전현직 교직원이고 전교조 활동을 하며 시민사회와 노동계와도 관계를 맺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광주에서만 40년 넘게 살아왔기 때문에 지역사회 속에서 다양한 사회적 관계가 형성돼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많이 나오니까 특정 정당과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조직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은 전혀 없다. 민주당이나 진보당과도 알음은 있지만 조직적 연계는 없다. 노무현재단 활동 역시 정치 목적이 아닌 시민운동으로 한 것이다.

Q. 노무현 재단과의 인연은?

A.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위치였다. 전교조 광주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노 대통령 사후 원통한 마음에 봉하마을도 여러 번 방문하면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노무현재단 광주지역위원회에서 활동했다. 회원 수가 1500명 정도 되며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

◇광주 소하동 정비공장서 용접·프레스 등 현장 노동…원희룡 장관과도 함께 노동운동

Q. 대학 시절 학생운동 경력이 있던데, 그 과정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

A. 저는 82학번으로 1984년 5월 31일 학생운동으로 인해 학교에서 제적을 당했다. 당시에는 정보과 형사들이 대학에 상주하면서 학생들을 사찰했고, 학생 블랙리스트를 확보했던 사건이 공문서 탈취로 몰렸다. 제적 이후 곧바로 영장이 나왔고 강제징집을 피하기 위해 도피생활을 시작했다.

1987년까지 광주 송하동의 정비 공장에 위장 취업하며 용접, 프레스, 섬유 염색, 도장 등 다양한 현장 노동을 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단기사병으로 16개월 복무했다.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도 그때 노동운동을 함께 했다. 지금과는 전혀 달랐고 당시에는 훌륭한 사람이었다.

같은 학번으로 강기정 광주시장과 임택 광주 동구청장도 함께 학생운동을 했다.

Q. 정식으로 교단에 선 것은 언제인가?

A. 1994년 졸업 후 1996년에 임용고시에 합격해 교사로 발령받았다. 당시 나이가 33살이었고 현장 교사로서 삶을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2013~2014년 전교조 광주지부장을 지냈다. 이후 2015년부터는 노무현재단 광주지역 활동을 시작했다. 이는 정치 활동이 아니라 시민운동의 일환이었기에 가능했다. 교육운동과 시민사회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셈이다.

◇학교가 제 기능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에 '출마 결심'

Q. 이번 선거가 첫 선출직 도전인데, 출마 계기는?

A. 그동안 전교조 활동, 교사 생활, 공모교장 경험을 하면서 우리 교육 현장의 문제를 직접 체감했다. 진보 교육 체제가 장휘국 교육감 12년을 거치며 나름의 대안을 제시했지만 그 안에서도 놓치고 있는 점들이 분명히 보였다.

현재 학교는 초·중·고를 막론하고 '협력적 관계'가 전반적으로 붕괴되고 있다. 교사와 교사, 교사와 행정직원, 교사와 학부모, 심지어 교사와 학생 간의 신뢰와 협력이 깨어지면서 정상적인 교육 기능이 마비되고 있다고 느꼈다. 학교는 본래 공동체이다.

이런 붕괴된 관계를 회복하고, 학교가 제 기능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절박함이 제가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다.

Q. 전교조 출신 교육감에 대한 비판 중 하나가 학력 저하 문제다. 이에 대한 입장은?

A. 실력 광주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건 아마 2009년경으로 기억한다. 당시 광주는 인구가 더 많은 대구보다 서울대 진학자 수가 100명 가량 많을 정도로 학력이 높다.

하지만 최근 2023~2024년에는 그 수치가 뒤집혀 오히려 100명이 덜 가는 상황이 됐다. 이는 상대평가 체계 내에서 '최상위 학력 집단'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부족했던 결과라고 생각한다.

보편교육을 강조하다 보니 최상위 학생군에 대한 집중 지원이 부족했고, 이는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실력을 키우는 것은 학교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이기에 시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실력 광주' 위해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1타 강사급 강의 제공해야

Q. 그럼 어떻게 극복할 계획인가?

A. 공부를 잘하는 것도 일종의 '특기·적성'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입시는 내신과 수능을 병행한 정시 중심으로 가고 있는데, 수능 대비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특히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공교육 안에서도 1타 강사급 강의를 제공하거나, 심리·정서적 지원을 포함한 맞춤형 지원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공부 잘하는 학생을 방치하거나 사교육에 맡기는 것은 공교육의 포기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도 공교육 안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그에 맞는 예산과 체계가 필요하다.

Q. 현 이정선 교육감 체제에서 야간자율학습은 시행하되 학생이 학원을 가는 것을 묵인하고 있다. 어떻게 보나?

A. 사교육에 아이들을 떠넘기는 현 정책은 교육 포기와 다름없다. 강남 8학군처럼 사교육이 강한 지역도 아닌데, 광주 학생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보내는 것은 옳지 않다.

공교육 내에서 학업 우수 집단을 위한 특별한 지원 체제를 다시 수립해야 한다. 동시에 예체능 등 다양한 분야의 학생들도 각자의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균형 잡힌 시스템이 필요하다.

◇학교내 CCTV 확대 반대…"학교는 사람과 사람 마주해야"

Q. 최근 광주시의회가 학교 내 CCTV를 확대 설치하는 조례안을 통과시키자, 교사단체 등이 반대하고 있다. 특히 학교 CCTV 도입 확대에 대해 교사와 학부모 사이 시각 차이가 크다. 이에 대한 견해는?

A. 학교 내 폭력이나 흡연 같은 비교육적 상황에 CCTV가 일정 부분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이미 대부분의 학교는 수십 대의 CCTV가 설치돼 있으며, 보이지 않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다.

문제는 모든 공간을 감시 기기에 맡기는 문화다. 이는 아이들에게 '감시당하며 자란다'는 정서적 불안을 줄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사회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화장실 등 민감한 공간 외에도 교실 내부 CCTV 도입은 특히 신중해야 한다.

학교는 사람과 사람이 마주보며 지도를 해야지 기계 중심의 관리로 바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필요 개수는 이미 충분하다고 판단되며, 인력과 순시 체계를 보완하는 방식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Q. 교육 현장이 '학생 중심'이 아닌 '교사 중심'으로 기울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선?

A. 학교는 당연히 학생 중심이어야 한다. 그러나 학생 중심이라는 명분 아래, 교사의 교육권이나 지도권이 과도하게 제한되는 일은 없어야 하며, 그 균형이 중요하다.

교사가 편의만을 추구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지도권은 서로 대립 개념이 아니다. 교사도 교육의 주체이며, 학생 중심 교육은 결국 '학생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교육 환경'을 의미한다고 본다.

◇"교육 수장은 무엇보다 투명하고 도덕적이어야" 이정선 교육감 '직격'

Q. 이정선 교육감의 지난 3년을 어떻게 평가하나?

A. 시민들이 뽑은 교육감인 만큼 잘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다.

첫째,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고, 둘째, 고교동창 감사관 채용 비리 등 인사 비리 의혹 등 청렴성 문제가 교육감에게 제기되는 것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교육 수장은 무엇보다 투명하고 도덕적이어야 한다.

셋째, 현장과의 소통이 부족했다. 전시 행정에 치우치며 교육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고 느꼈다.

Q. 김용태라는 사람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A. 학생들에게 늘 친구처럼, 삼촌처럼, 아버지처럼 다가갔던 교사였다. 교육 활동에서 가장 즐거웠던 시간은 학생들과 함께한 순간들이었고 지금도 제자들과의 만남이 삶의 활력소다.

성격도 외모도 털털한 편이고, 사람을 좋아한다. 저는 그렇게 소탈하고 따뜻한 사람이다.

김용태 약력

1964년 전라남도 함평군 손불면 지사리 출생

1982년 광주 금호고등학교 졸

1994년 전대 물리교육과를 졸

1996년에 광주전자공고 신규 발령

1997~1998년 광주교육청 5.18 민주화운동 공교육특별위원회 간사

2013~2014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장

2015~2016년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광주시민학교장

2019~2022년 3년간 광주전자공고 교장

이후 광주공업고 평교사 2025년 4월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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