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 패배 3주…黨 어리석은 모습 낱낱이 기록해야"

"국민의힘 혁신 사라져…권력에 무기력, 민심에 무관심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대선 백서' 추진을 주장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에 김문수 전 대선후보와 나경원·김기현 의원 등 대선 당시 당을 주도했던 이들의 출마가 점쳐지는 가운데다.

안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대선에서 패배한지 3주가 지났다. 국민의힘의 혁신을 말하는 언론보도가 사라졌다"고 한탄하며 "당권, 오직 누가 당권을 잡을지에 대한 기사만 넘쳐난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계엄과 탄핵, 단일화 파동과 심야 후보교체, 당원 게시판 논란과 분열된 선거운동, 그리고 처절한 대선 패배가 이어졌는데 정작 왜 졌는지 그 누구도 분석, 평가, 기록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다시 국민의 곁에 서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가 주도하는 백서부터 추진해야 한다"며 "권력에 무기력했고, 민심에 무관심했던 어리석은 모습을 낱낱이 기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백서가 완성되면 일점의 수정도 없이 즉각 공개해 당원과 국민이 두고두고 곱씹고,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래야 그를 기반으로 혁신이 가능하고, 다시 국민들 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다만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른바 '5대 혁신안' 주장과는 선을 그었다. 그는 "비대위원장이 혁신안을 제안했지만, 처방 전에 진단이 먼저"라며 "진단조차 안 하고 상처를 덮으면 곪는다. 그렇다고 무작정 메스부터 들면 병을 더 악화시킨다"고 했다.

그는 김용태 비대위가 추진했던 '후보 교체 당무감사'나 탄핵 반대 당론 철회에 대해서도 "감사와 징계, 타임머신 같은 당론 번복은 일부 사안들만 다루는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모두가 비겁했다'며 위로하는 손쉬운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지난 18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