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의회가 해양수산부 이전 촉구 결의안을 부결시킨 것을 두고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부산은 여전히 해수부 이전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해운대구의회는 지난달 19일 열린 288회 본회의에서 열한 번째로 상정한 '해양수산부 부산 조속 이전 촉구 결의안'을 부결했다. 재석 19인 중 찬성 9인, 반대 10인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이 찬성,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반대했다. '이재명 정부가 후보 시절 말했던 산업은행 부산 이전도 안 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부산을 찾아 "불가능한 약속을 속여서 하겠는가"라며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동시에 "실현 가능한 약속을 했다"며 공약한 것이 해수부와 해운사 HMM 부산 이전이었다. 오히려 산업은행 이전은 윤석열 정부의 공약이었음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논리를 펼친 셈이다.

이는 해수부 이전 공약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는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박 시장은 지난 1일 민선 8기 3주년 간담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해수부 이전 정책에 대해 "굉장히 잘 된 정책"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3일 오전에는 이재성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과 만나 해수부 이전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도 부산 이전 반대를 외치고 있는 인천, 세종 지역의 국민의힘과는 다르게 별다른 입장 발표가 없는 부산 국민의힘을 향한 지역민들의 비난은 나날이 더해지는 모습이다.
몇몇 국민의힘 의원들은 개인적인의견을 내보이기도 했다. 정연욱 의원(수영구)은 "해양수산부 이전은 막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행하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고 곽규택 의원(서·동구)과 김도읍 의원(강서구)도 해수부 이전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힘과 함께 정주여건 개선과 2차관 신설 등 의견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대다수 국민의힘 의원들과 부산시당 차원의 입장 발표는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앞서 "여야가 힘을 합쳐 해수부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살펴보는 중"이라며 "추후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한편 시당 차원의 움직임은 전혀 없는 가운데 일부 기초의원들과 광역의원들이 뒤늦게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별적으로 행동에 나섰다.
국민의힘 강서구 선출직들은 7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의 최적지는 강서구"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다수를 차지하는 부산시의회도 오는 14일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환영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국민의힘 소속인 최도석 부산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해수부 이전에는 여야가 없다는 것이 시의회의 입장"이라며 "당초 위원회 차원에서 기자회견을 예정했으나 시의회 전체로 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 의장과의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뒤늦게 진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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