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12일 밤 구속됐다. 특검 출범 41일 만이다. 이로써 헌정사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 구속됐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재구속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김 전 대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 대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전 10시 10분부터 오후 2시 35분까지 4시간 25분가량 이어졌다. 이후 약 9시간 20분 만에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영장실질심사에서 김 전 대표는 "결혼 전 문제들까지 거론돼 속상하다. 판사님께서 잘 판단해 주십사 부탁드린다"고 항변했으나 구속을 막지는 못했다.
구속에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전 대표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공천개입(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 통일교 부당 청탁(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김 전 대표가 관련된 16여개 혐의 중 특히 혐의 입증이 명쾌하다고 본 이들 범죄 혐의를 대상으로 불구속 수사가 이어질 경우 증거 인멸 등의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강조해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전 대표가 구속됨에 따라 앞으로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 등 나머지 혐의 수사도 진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서희건설이 6200만 원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나토 순방 목걸이)를 구매해 김 전 대표에게 건넸다고 특검이 자수하면서 구속의 결정적 요건이 마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목걸이가 "2010년 홍콩에서 구입한 모조품"이라던 김 전 대표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장면이었다.
앞서 이날 오정희 특검보는 정례 브리핑에서 "서희건설 측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나토 순방 당시 김 여사가 착용한 목걸이를 교부한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자수서를 제출했다"며 "특검은 서희건설이 김 여사에게 교부했다가 몇 년 뒤 돌려받아 보관 중이던 목걸이 진품 실물을 임의로 제출받아 압수했다"고 밝혔다.
나토 순방 목걸이 실물을 특검이 확보함에 따라 "모조품"이라던 김 전 대표 측 주장이 완전히 무너졌다.
이에 대해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김 전 대표 측은 특검이 증거로 제시한 나토 순방 목걸이를 두고 "구속영장에 적시되지 않은 증거"라고 항변했으나 정 부장판사는 마지막에 김 전 대표를 지목해 "목걸이를 받은 적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전 대표는 "받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김 전 대표는 문제가 된 명품백 등도 모두 받지 않았다고 하는 등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건강이 좋지 않고 도주할 우려도 없다고도 했다. 이날 김 전 대표 변호인단은 약 80쪽에 이르는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준비해 구속이 부당함을 강조했으나 구속을 막지는 못했다.
특검은 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김 전 대표 계좌 등이 총 3832회 이용됐고, 이를 통해 김 전 대표가 8억1000만 원 상당의 주가조작 수익을 올렸다는 점도 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
김 전 대표는 "주가조작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김 전 대표뿐 아니라 다른 직원 명의 계좌까지 주가조작에 동원됐고, 김 전 대표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와 가장매매를 하는 등 범죄에 적극 개입했다고 봤다.
이날 오후 김 전 대표응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로 이동해 구인 피의자 거실에서 심사 결과를 기다리다 영장이 발부된 후 곧바로 구속 수감됐다.
김 전 대표는 일반 구속 피의자와 똑같은 절차를 밟아 인정사항 확인 후 수용번호를 받고, 신체검사를 받은 후 미결 수용자복(수의)으로 환복해 수용기록부 사진인 '머그샷'을 찍는다.
다만 김 전 대표는 약 2~3평가량의 독방에 수용될 예정이다. 독방에는 관물대와 접이식 밥상, TV, 변기 등이 있다.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목욕과 운동은 다른 수용자와 이용 시간이 겹치지 않게 조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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