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전북이 양자과학기술 분야 국가공모사업에 처음으로 선정됐다.
익숙하지 않은 양자과학기술이라는 용어 속에 지역의 미래를 바꿀 기회가 있다. 이것은 단지 기술 실험에 그치지 않는다. 전북이 기술을 따라가는 지역에서, 기술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바뀌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양자기술이 왜 중요한가? 양자(Quantum)는 빛, 에너지, 물질을 이루는 자연의 가장 작은 조각이다. 이 작은 조각들을 연구하고 활용하는 것이 바로 양자기술이다.
양자기술은 아직 미지의 영역이 많지만, 제대로 활용하면 기존 과학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게임 체인저’가 된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슈퍼컴퓨터로 수십 년 걸리는 계산을 단 몇 초 만에 처리할 수 있다.
따라서 약을 만들거나 우주를 연구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양자센서는 수십억분의 1 단위까지 측정해 미세암이나 오염물질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다. 미세암 치료에도 기대가 크다. 일본 쓰쿠바대학은 양성자 빔(양성자 선)을 이용해 암을 정밀하게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활용하고 있다. 이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기반으로 한 입자 제어 기술의 실제 응용 사례다.
양자통신은 도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완전한 보안을 가능케 한다. 이 기술은 의료, 에너지, 국방, 금융, 교통, 스마트시티 등 전 분야에 걸쳐 혁신을 불러올 것이다.
세계는 이미 양자기술이 대세이다. 미국과 유럽은 양자기술에 수십조 원을 투자하고 있고, 중국은 군사·통신 분야에서 선도적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런 양자과학기술 경쟁 시대에 전북이 중심에 서기 위한 첫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국가가 공모한 양자과학기술사업에 8월 4일 전북이 처음으로 선정된 것은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주관한 「2025년 수요기반 양자기술 실증 및 컨설팅」 공모사업에 전북대·한솔케미칼·전북테크노파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1위로 선정된 것이다. 양자기술 기반 ‘에너지 하베스터’ 실증사업으로 이름이 붙여진 이 사업은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진행되며, 국비와 지방비, 민간투자 등 28억 원이 투입된다.
‘에너지 하베스터’는 주변에 흘러가는 미세한 열·진동·움직임 등을 모아 전기로 바꾸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워치가 내 몸의 열이나 움직임만으로도 작동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장치이다.
전북은 이런 기술을 활용해서 스스로 발전하는 센서를 만들 계획이다. 즉 배터리가 필요 없는 스마트 센서이다. 핵심기술은 양자점 기반 압전소재를 활용한 자가발전 센서 시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작은 에너지를 모아 전기로 바꾸는 차세대 기술로, 고온·고습·강한 전자파 환경에서도 작동한다. 유지보수가 필요 없는 무전원 IoT 센서로 연결되며, 스마트팜, 스마트공장, 스마트시티에 바로 응용 가능하다.
즉, 전북은 ‘연구실 기술’을 ‘현장 기술’로 연결하는 양자 실증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사업으로 전북은 과학기술 중심지로의 전환을 알리게 됐다. 전북은 지금까지 농생명, 탄소소재, 수소 중심의 산업전략을 펼쳐왔다. 하지만 이번 양자기술 분야 첫 국비 확보는 전북이 정밀센서, 스마트산업, AI융합 분야까지 진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또한 청년세대가 미래 산업 진입로로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양자과학기술은 고급 기술인력 중심의 산업이다. 지역 청년에게는 전북에 있으면서도 세계 수준의 기술을 배우고, 창업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셋째, AI·양자기술 융합이라는 미래형 전략으로 확장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전북은 이미 ‘피지컬 AI 모빌리티’ 사업(정동영 의원 주도)으로 AI 실증사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양자기술을 융합하면 자가발전 AI센서, 정밀 위치 추적 기술, AI진단의료기기 등 상상 이상의 응용이 가능해진다.
전북의 다음 도전은 지속가능한 양자 생태계 구축이다. 전북이 ‘1등 선정’이라는 성과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
우선은 인재 양성이다. 고등학생부터 대학원생까지 연계한 전북형 ‘양자트랙’ 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전북대학교 등 지역대학과 실습형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산업 기반 조성도 중요하다. 양자센서·소자·통신 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유치하고, 전북TP 중심의 창업 허브를 육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정책 연계의 강화이다. ‘양자융합 산업특구’ 지정 등을 통해 중앙정부와의 협력을 제도화해야 한다.

미래는 예측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는 것이다. 양자기술은 어렵고 멀게 느껴지지만, 결국 우리 삶의 일상이 될 것이다.
전북의 바이오메디컬시티 조성에 맞춰 암을 더 빨리 진단하고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스마트기기가 전기를 스스로 만들고, 도청 없는 안전한 통신이 가능한 시대를 열 것이다.
이 모든 변화가 전북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사업의 가장 큰 의미다. 기술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전북이 국가 양자기술 공모에 선정된 것은 단순한 연구과제 하나를 따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미래로 들어가는 문을 열었음을 의미한다.
이제 그 문을 가장 먼저 열고 들어설 사람은 전북의 청년들이다.
이들이 보여줄 미래가 곧 전북의 미래이고, 대한민국의 미래다. 그들이 양자기술과 함께 미래를 만들고 “지방에서도 과학혁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대! 전북이 그런 시대로 가는 첫 발걸음을 뗐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