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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관 서희건설회장 참석으로 재조명 받는 12·3비상계엄 열흘 전 '국가조찬기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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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봉관 서희건설회장 참석으로 재조명 받는 12·3비상계엄 열흘 전 '국가조찬기도회'

국가조찬기도회장 맡아…"권력의 교만" 경고한 윤상현 의원과 "대한민국 상공에 검은 구름"있다던 김장환 목사

김건희 씨에게서 돌려받은 뒤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진품 목걸이를 특검에 제출해 김 여사 구속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이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지면서 지난해 12월 3일 불법적인 비상계엄 열흘 전 쯤 열렸던 국가조찬기도회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김 여사에게 6000만 원 짜리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사줬다'는 자수서와 함께, 김 여사에게서 돌려받은 뒤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진품 목걸이를 특검에 제출했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 회장으로 지난해 11월 22일 오전 7시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제56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사회를 봤다.

▲사진 왼쪽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사회를 보고 있는 이봉관 회장,오른쪽 조찬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 ⓒC채널 자료화면 캡쳐

이날 국가조찬기도회에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후 전날 귀국한 윤 전 대통령이 이봉관 회장의 소개로 단상에 올랐다.

윤 전 대통령은 "국가 발전을 위해 늘 기도해 주시는 성도 여러분을 뵈니 저도 힘이 절로 솟는다"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4대 구조개혁이 결코 쉬운 길이 아니"라고 말하며 기독교인들이 가장 많이 외우고 적용하는 성경 말씀을 소개했다.

그는 마태복음 18장 19절 말씀인 "예수님께서는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저희를 위해 이루게 하시리라'고 말씀하셨다"고 소개하면서 "성도 여러분께서 마음을 모아 함께 기도하고 힘을 보태 주면 우리가 바라는 구조개혁을 이뤄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당시 기도회에서 개회사를 전한 윤상현 의원(국민의힘 국회조찬기도회 회장)은 "한국 정치의 승리를 위해서는 권력에 대한 겸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권력은 속성 상 우리 인간을 교만하게 만들기 때문에 신실한 믿음을 가지고 권력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깨닫고 두려워해야 비로소 겸손해 진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결국 믿음의 정치만이 권력에 겸손하게 하여 정치의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설교를 한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는 "얼마 전 우리 대통령께서 '뉴스위크'지 인터뷰를 한 게 있는데 어제 저희 사무실에 와서 다 읽어 봤다. 괜찮게 나왔다"며 윤 전 대통령을 뒤돌아 봤고 "혹시 필요한 분들은 아마 저희 방송국에 연락하면 한 권씩 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 문을 열었다.

김 목사는 설교 중간에서 "한국은 한 때 세계 반도체 산업을 비롯해 조선업,철강 제조산업 등이 세계 1위였고 미국LPGA에서 상위권은 한국선수들이 차지하면서 세계를 석권했다. 이렇게 위대한 경제성장을 하나님께서 허락하셨는데 오늘 대한민국 상공에는 검은 구름이 도사리고 있다"며 "OECD 국가에서 자살율 1위,사교육비 부담 1위, 이혼율 1위,성매매 산업 경제규모가 24조 원을 육박했다"고 말하고 "비정상이 정상으로 변화하고 거짓말이 판을 치는 우리 한국 사회에 이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찬기도회에는 윤 전 대통령이 참석해서 인지 당시 국민의힘 지도부가 총출동했는데 권성동 전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 김기현 전 원내대표, 조배숙 의원 등을 비롯해 계엄사령관을 지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등이 참석해 대표기도와 성경봉독을 했다.

돌이켜보면 12.3비상계엄 열흘 전 쯤 에 열린 이러한 국가조찬기도회의 모습과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고 윤 전 대통령과 영부인이었던 김건희씨를 겨냥한 3개의 특검수사가 속도를 내며 진행되면서 드러나는 모습이 대비를 이룬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면서 성경말씀을 인용해 "믿는 성도들이 마음을 모아 기도로 힘을 보태 달라"던 윤 전 대통령은 불과 열흘 쯤 지나 위법,위헌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국헌을 문란한 혐의가 인정돼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다.

국민의힘 조찬기도회장인 윤상현 의원은 "권력은 속성 상 우리 인간을 교만하게 만들기 때문에 두려워해야 비로소 겸손해 진다"고 강조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겠다"면서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비상계엄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그는 '국토의 참절 또는 국헌문란(國憲紊亂)을 목적으로 하여 폭동하는 죄(형법 제87조)'가 적용돼 '내란 우두머리'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조찬기도회 설교를 통해 "대한민국 상공에 검은 구름이 도사리고 있다"고 한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해병 특검의 압수 수색 대상이 됐다.

지난 70년 동안 노동조합이 없었던 극동방송에 노동조합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설립준비위는 13일, 이같은 논평을 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이어 김건희 씨도 구속된 가운데 노조설립준비위는 "그들을 만든 일등공신은 김장환 목사"라고 지목하며 "전직 대통령 부부 첫 동시 수감"에 "이 소식을 듣는 이사장 김장환 목사의 심정은 어떨까?"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과거 김건희가 경력 위조와 주가 조작 의혹 등으로 궁지에 몰렸을 때, 중앙사(방송)로 불러 위로하고 기도해 주었다"며 "그 이전에는 무속 논란에 휩싸인 윤석열에게 축복 기도를 해주며 성경책까지 선물했다"고 밝혔다.

노조설립준비위는 "이쯤 되면, 기독교인들에게 '김장환의 이름으로 보증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이견 없이 윤석열을 지지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하면서 "그러나 그들은 온갖 부정부패 의혹에 연루되었고, 무엇보다 기독교 신앙과 배치되는 주술·무속 신앙을 드러냈다. 그리고 내란을 계기로 몰락했다"고 평했다.

극동방송 노조설립준비위는 또 "이런 김 목사는 현재 전국 14개 방송망을 보유한 지상파 방송의 실질적 오너"라면서 "미국 정계와의 친분을 무기로 한국 정치판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영향력은 더 이상 자랑이 아니라 부끄러움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혁승 전 연세대학교 교수는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무사유 신앙의 위험'이라는 글에서 "오늘날 한국의 일부 목사들은 자신을 하나님의 대언자, 곧 고대 그리스 아폴론 신전의 사제처럼 여긴다.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곧 ‘하나님의 뜻’이라고 주장하며, 교인들에게 절대적 순종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런 구조는 신탁 정치(oracle politics)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고대 그리스에서 사제의 해석이 정치 권력과 결탁해 전쟁을 촉발하거나 반대 세력을 억누르는 데 사용됐듯 오늘날에도 목사의 말이 정치 선동과 결합하면, 신앙 공동체는 쉽게 ‘사유’를 멈춘 반사회적 집단으로 변질된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더욱 위험한 것은, 이런 목사들이 ‘부정선거 음모론’이나 ‘공산주의 위협’을 하나님의 계시인 것처럼 과대 포장할 때"라고 지적하면서 "교인들은 이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기보다, 아폴론 신전 사제의 신탁처럼 받아들이고 행동에 옮긴다. 헌법 질서를 훼손하는 선동이나 폭력적 행동에도 ‘하나님의 뜻’이라는 명분이 덧 씌워지면, 개인의 도덕적 책임은 희석되고 집단적 광신이 정당화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무사유'는 우리를 가해자와 공범 사이 어디 쯤으로 끌고 간다"며 "그 자리를 벗어나는 첫걸음은 질문하며 사유하는 것이다. 거짓 권위는 생각하며 질문하는 사람을 두려워한다"고 진단했다.

▲ⓒC채널 방송자료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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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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