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교육청이 폐교를 단순한 유휴 부지로 두지 않고, 교육과 지역사회의 새로운 자산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결과 성과물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경북 최초의 종합 안전체험관인 의성안전체험관은 그 대표적인 성과다. 2021년 문을 연 이곳은 (구)다인초등학교 달제분교장을 개조해 조성됐다.
학생과 교직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지진·화재·교통사고 등 실생활과 밀접한 안전 교육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2022년에는 (구)안강북부초등학교 부지에 경주안전체험관이 개관하며 동남권을 아우르는 교육 거점으로 확장됐다. 이곳에서는 교통안전, 생활안전, 응급처치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연간 2만 명이 넘는 이용객이 찾을 만큼 호응을 얻고 있다.
이주 배경 학생들을 위한 교육 공간 역시 눈길을 끈다.
2023년 (구)노월초등학교에 설립된 경주한국어교육센터는 전국 최초의 공립형 대안교육 위탁기관으로, 체계적인 맞춤형 한국어 교육과 다양한 적응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단순한 언어 학습을 넘어 정서·문화 적응까지 지원하며 공교육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폐교는 교육 현장을 넘어 여가와 생활공간으로도 변신했다.
포항, 김천, 영덕의 옛 분교 부지에는 오토캠핑장이 들어서 자연 속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교육가족과 도민 누구나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이 시설은 숲과 캠핑이 결합된 새로운 여가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영주 부석초 남대분교장 부지에도 새로운 캠핑장이 조성 중이며, 앞으로 더 많은 도민이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래 교육을 위한 새로운 실험도 시작됐다.
지난 3월 문을 연 경북온라인학교는 (구)남산초등학교 삼성분교장을 활용해 탄생했다. 물리적 거리를 넘어 양질의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며, 울릉도 학생을 비롯해 도내 각지의 학생들에게 맞춤형 학습의 기회를 넓히고 있다.
또한 수학의 대중화와 체험형 수학교육을 목표로 한 수학문화관이 (구)경북과학고 부지에 2025년 말 개관을 앞두고 있으며, 구미시 (구)임봉초등학교 부지에는 유아교육진흥원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는 공교육의 기반을 강화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경북교육청이 보여주는 폐교 활용의 발걸음은 ‘사라지는 학교’가 아니라 ‘새롭게 태어나는 공간’의 의미를 담고 있다.
낡은 교실은 안전체험장이 되고, 운동장은 캠핑장이 되어 아이들 웃음소리를 다시 불러내고 있으면서 이제 폐교는 단순한 빈 공간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교육, 그리고 새로운 삶이 함께 담기는 살아 있는 자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