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만금호 수질 개선을 위한 새로운 해법으로 ‘중력식 해수 교환 공법’이 제시되면서 장기간 정체된 개발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성구 군산항발전시민협의회 회장은22일 오후 전북자치도의회 의원총회의실에서 <프레시안> 전북취재본부 주최로 열린 '제4회 새만금 대토론회-이재명정부 100일과 전북의 미래'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새만금호 수질 개선 방안으로 '중력식 해수 교환 공법'을 제안했다.
그는 새만금호가 1991년 방조제 축조 이후 외해와 단절되면서 조석의 영향을 받지 못하고 물의 흐름이 정체돼 하층에 유기물이 퇴적되며 수질 악화가 심각하게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심 EL-4.5m 이하 구간은 ‘데드존’으로 불리며 용존산소 부족과 조류 과다 번식으로 생태계가 사실상 정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행 신시·가력 수문을 통한 해수 유입은 조수 간만의 차가 클 때만 제한적으로 가능해 하루 수십 분에 불과하며 소조기에는 2주 넘게 교환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이 방식으로는 하루 5% 수준의 해수만 교환 가능하고 조력발전을 병행해도 15%를 넘기 어렵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 회장이 제시한 ‘중력식 해수 교환 공법’은 외해와 새만금호 사이 조위차를 활용해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하는 방식이다. 방조제 하부 6m 이하 지점에 직경 2m 유통관 180개를 매설해 조위가 높을 때는 바닷물을 들이고 낮아질 때는 내부 물을 외해로 배출하는 원리다.
설치비용은 터널보링머신(TBM) 공법 기준 약 7000억 원으로 추산되며 펌프나 동력 장치가 필요 없어 유지비는 거의 들지 않는다. 그는 기존 수문 보완이나 조력발전보다 경제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시뮬레이션 결과 하루 2억6000만㎥ 이상의 해수 유입이 가능하고 교환율은 30% 이상으로 개선할 수 있다”며 “유통관의 개수와 직경, 설치 위치에 따라 더 높은 교환율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내부 준설만 반복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며 “물의 흐름 자체를 바꾸는 물리적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시범구간 설치를 우선 추진해 실증 데이터를 확보하고 해양수산부·환경부·국토부가 함께하는 통합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며 “해수 흐름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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