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300여 명의 구금으로 이어진 미 이민당국의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현장 이민단속과 관련, 친(親)트럼프 성향의 한 공화당 우익 정치인이 자신이 현장에 대한 단속을 주장하며 '제보'를 했다고 밝혔다.
조지아주 하원의원에 도전하고 있는 공화당 정치인 토리 브래넘은 7일 한국 <연합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건설 현장에서 일어나는 불법적이고 비인도적 행위를 찍은 영상을 가진 사람들이 나를 만났고 내가 ICE에 신고했다"고 말했다고 통신이 미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브래넘은 신고 이유에 대해 "여기 와서 사업하려면 우리 사람을 고용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우리가 주는 세제 혜택만 받으면 미국이 얻는 것은 무엇인가"라며 "세제 혜택을 줬지만 한국 기업들은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조지아 주민을 거의 고용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조지아주 서배너 일원에 합작으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었으며, 이 공장은 약 81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었다. 현대차는 지난 40년간 미국에 10만 개가 넘는 일자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공장을 짓는 데 '우리 조지아 사람'을 당장 채용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제기한 셈이다. 이번 단속작전에서 비자 규정을 어겼다는 등의 이유로 이민당국에 구금된 사람은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해 475명이었다.
브래넘은 이번 작전으로 한국인 300여 명이 체포된 데 대해 "한국 기업이라면 H1B(전문직 취업비자) 비자로 왔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이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면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도 "H1B 비자로 오는 엔지니어들은 더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할 의사가 있기 때문에 미국 엔지니어들의 일자리를 뺏는다"고 주장했다.
브래넘은 '현대차 공장이 조지아주 경제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기여하지 않는다. 당신들이 이런 거대한 제조 시설을 짓고, 하루에 600만 갤런의 물을 쓰고, 당신 자녀들을 우리 학교에 보내고, 집을 지을 거라면 우리도 일부 혜택을 받아야 하는 데 아직 그러지 못하고 있다. 속았다고 생각한다"고 하기도 했다.
반면 미국 민주당 소속 한국계 의원 등은 이번 이민단속에 우려의 뜻을 표했다. 미 의회의 아시아태평양계 코커스(CAPAC)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조지아주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6일(현지시간) 공동성명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폭력적인 범죄자를 겨냥하는 대신 대규모 추방 할당 목표를 채우기 위해 직장이나 유색인종 사회에서 이민자들을 쫓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런 무분별한 행동은 가족을 찢어 놓고, 경제에 피해를 주며, 우리 글로벌 파트너들의 신뢰를 약화한다"며 "우리는 상황을 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행정부가 정당한 법 절차를 지키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 성명에는 한국계 앤디 김 상원의원,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하원의원을 포함해 20명이 서명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단속으로 인해 서배너 지역에서 한인 커뮤니티를 상대로 하는 사업체들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