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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영등동 S대표의 절규 "새벽 1시부터 목숨 걸고 하수도 덮개 7개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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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영등동 S대표의 절규 "새벽 1시부터 목숨 걸고 하수도 덮개 7개 뚫었다"

극한호우 내린 7일 새벽 익산시 한 자영업자의 '이유있는 항변'

전북자치도 익산시의 구도심 중 주변 지역보다 지대가 낮은 곳은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물난리를 겪는다.

구도심의 일부 지역은 극한호우가 몰아쳤던 지난 6일 밤 11시경부터 다음 날인 7일 새벽 3시까지 마치 양동이로 퍼붓듯 쏟아진 비로 누적 강수량 250㎜를 기록했다.

영등동에서 자영업을 해온 40대의 S씨는 7일 새벽 1시부터 주변 하수도 구멍을 뚫기 위해 사투를 벌였던 기억을 되살리며 격앙된 목소리를 토해냈다.

▲익산시 영등동의 한 사거리에서 지난 7일 새벽 1시경에극한호우가 내려 물바다가 된 모습 ⓒ독자 제보
▲익산시 영등동의 한 사거리에서 지난 7일 새벽 1시경에 극한호우가 내려 물바다가 된 모습 ⓒ독자 제보

"넓은 사거리에 순식간에 흙탕물이 집중돼 무릎까지 차올랐다. 이러다 점포가 또 침수되겠다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그래서 직원 5명을 불러내 주변 지역의 막힌 하수도를 미친 듯이 뚫기 시작했다. 억수처럼 쏟아지는 빗물에 번개는 내리치고…. 그야말로 목숨 걸고 하수도 구멍을 뚫었다."

S씨는 지난해 7월의 집중호우에 점포가 침수돼 큰 고통을 겪은 바 있다.

익산시는 지난 2023년과 이듬해까지 2년 동안 무려 3차례의 물난리를 겪었다. 주로 하수구를 제때에 정비하지 않은 도시 중심지의 저지대와 배수시설이 취약했던 익산 북부권의 피해가 컸다.

S씨는 지난해 침수를 교훈 삼아 나름대로 대응 메뉴얼을 만들었다. 주변 지역을 둘러보니 7개 하수구 구멍을 뚫어주면 빗물이 제대로 배수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신의 점포가 물속 빠지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나름의 지침서를 마련한 것이다.

S씨는 새벽에 급하게 직원들을 불러 하수구 트렌치 7개를 청소를 하고 막힌 곳을 뚫었다. 그러자 다행히 무릎까지 찼던 빗물의 배수가 원활히 이뤄졌다. 직원들과 함께 새벽 4시까지 3시간가량 하구수 덮개와의 전쟁을 벌여 간신히 점포가 침수되는 최악을 피할 수 있었다.

"시민들은 이렇게 살려고 발버둥치고 있어요. 생존이 걸린 문제이니 번개가 내려치든 극한호우가 몰아치든 어두컴컴한 새벽에 목숨 걸고 막힌 하수구를 뚫고 있었던 것이지요."

S씨는 자신이 막힌 하수구와 사투를 벌일 동안 행정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서운함을 토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익산시는 새벽부터 곧바로 읍·면·동을 중심으로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막힌 하수구를 정비하는 등 현장 대응을 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은 곳도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자영업자들은 생존 문제가 걸려 있어 죽기살기로 하수구 덮개와 싸웠는데…."

S씨의 말에 인근 다른 점포의 관계자도 "하수구 덮개를 그냥 방치했으면 자신의 점포도 침수 피해를 당했을 것"이라며 행정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S씨는 "익산시는 그동안 여러 차례 물난리를 겪었다. 도심 중심지의 어느 곳에서 배수가 잘 되지 않아 침수 가능성이 있는지 사전에 잘 알 수 있다"며 "그렇다면 이번 집중호우 때도 거점별로 인원을 배치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익산시는 이날 "모든 호우특보가 해제된 상태지만 비상근무체제를 계속 유지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을 덜고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익산시 지점별 누적 강수량은 지난 6일부터 이날 7시까지 △웅포면 274㎜ △송학동 258㎜ △중앙동 252㎜ △오산면 251㎜ △함라면 241.5㎜ 등 평균 183.4㎜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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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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