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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청주 상리사거리에 고가차도 설치 대신 신호체계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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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기고] 청주 상리사거리에 고가차도 설치 대신 신호체계 바꿔라

500억 공사비, 5000만 원만 들여 신호를 바꾸면 길이 보인다

청주시 청원구 상리사거리 교차로는 각 방면마다 교통 체증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퇴근시간대에는 증평에서 오는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용암동 방면으로 좌회전하는데 약 1.2km 정도 정체돼 극심한 정체를 보이고 있다.

이에 청주시와 LH는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해 고가차도를 설치하려고 하고 있다. 총 사업비 323억 원은 LH의 율량2지구 택지개발사업에 따른 개발이익금에서 충당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앞서 개신오거리 고가차도와 오창지하차도 설치공사의 경우 공사를 진행하면서 공사비가 500억 원까지 늘어난 바 있어 이번 상리교차로 고가차도 공사도 같은 전철을 밟을 우려를 낳고 있다.

공사기간도 약 30개월로 예정돼 있지만 최근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면서 공사기간이 당초 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상돼 교통체증과 정체가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가차도의 설치 기준은 주도로와 부도로가 있을 때 주도로의 교통량이 현격히 많아야 하며 좌회전 교통량이 아주 적어야 하고 인근 교차로와 간격이 1km 이상 떨어져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도로의 기능에 따라 구분하면 주간선도로(국도)와 국지도로(군도)가 만나는 교차로에 적합하고도심지에는 전혀 아니다. 고가차도는 시대에 역행하는 도로건설로 환경침해를 일으키고 야간에도 소음으로 인해 주민들의 생활공간을 빼앗는다.

서울시는 지난 2004년에 제정된 ‘환경친화적인 도로건설 지침’에 따라 기존에 설치된 고가도로 철거해 자동차 위주가 아닌 사람 위주의 보행친화도시로 재생시키는 교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상리사거리에 설치하는 고가차도는 설치기준에 어느 것도 부합하는 것이 없다.

더욱이 고가차도 설치에 있어 증평 방향에서 용암동 방면으로 좌회전 차량의 교통체증이 심해 이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램프형식의 고가차도를 설치해야 하는데 용암동~주성4거리 방향으로 설치하도록 돼 있다.

이렇게 공사가 완공이 되면 증평 방향에서 용암동 방면으로 좌회전하는 차량은 교각으로 인한 차선폭 감소 및 시거장애로 지금보다 훨씬 정체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3순환도로가 개통되고 김수녕양궁장 5거리에 접속되어 차량이 3순환도로로 교통량이 많이 분산되고 있는데 시에서는 연계도로망을 검토도 안 했으면서 ‘광역교통개선대책’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필자가 상리사거리를 통해 출‧퇴근하는 시민들과 개인택시 운전자 등 많은분들에게 상리사거리 고가차도 설치에 관한 의견을 물었더니 누구 하나 찬성하는 사람이 없다.

청주에 설치된 개신오거리, 흥덕대교 고가차도, 롯데마트 용암점 옆 용암지하차도, 오창 장대사거리 지하차도 등은 어느 하나 제대로 교통소통에 기여 하는 것이 없고 교통사고, 소음, 진동등 너무나 많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교통체증이란 차가 심하게 막히는 현상으로 주로 교차로에서 발생한다.

교통체증 발생의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동서로 달리는 길과 남북으로 달리는 길 두 개가 만나는 4지 교차로를 보았을 때 차로 폭을 30m로 보면 횡단 보행자를 생각해 볼 때 한 신호의 길이(현시라고 함)를 최소한 30초는 주어야 한다.

한 방향에 한 번씩 동시 신호를 주어 네 번 신호를 바꿔 주어야 하므로 주기는 120초가 된다. 이에 따라 네 방향 중에서 하나만 통과할 수 있으므로 교차로 가동률은 25%에 불과하다.

다음으로 교차로에서 밀리는 차량의 대기 행렬을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동쪽 방면에서 동시 신호로 진입을 하다가 신호를 놓치면 나머지 세 방향(서,남,북)에 신호를 주고 난 다음에 자기 신호가 떨어지기 때문에 90초를 기다려야 한다. 이 교차로에서 직진하는 차량이 차로당 3초에 1대씩 도착한다면 적색 신호가 90초 동안 유지되기 때문에 차로 당 30대의 차량이 대기하게 된다.

녹색 신호가 열리면 약 2초에 한 대씩 차가 교차로를 빠져 나갈 수 있으므로 90초 후 다시 자기 차량이 녹색신호를 30초간 받더라도 15대밖에 빠지지 못하고 15대는 남게 되어 그 다음 대기 행렬은 45, 60, 75대로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면서 심한 교통 정체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런 원리를 모르고 “도로를 넓게 만들어야 된다”, “고가(지하)도로를 놓아야 한다” 등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그러면 교통체증이 좋아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는 일반인이 생각은 이해가 되지만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도 이런 주장을 하는데 안타깝기가 그지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좌회전 차량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좌회전 처리 방법은 ①가장 흔한 방법으로 전용신호를 주는 방법 ②비보호 좌회전 ③교차로 지나서 P턴과 U턴 등 여러 가지 방안이 있다.

좌회전 특별기법(교차로 지나서 U턴)은 필자가 고안한 것(사진)으로 서쪽 방면에서 남쪽으로 좌회전하려는 차량은 동서 양방향 직진 신호시 진입 후 C지점에 대기 했다가 남북 방향 직진 신호시 U턴하여 우회전하는 방식이다.

신호체계는 동서로 직진, 남북으로 직진신호로 2현시로 운영된다.(개선안 참조)

현재 상리4거리 신호체계는 4현시로 신호주기는 145초이지만 좌회전 특별기법을 적용하면 2현시로 신호주기는 60초로 줄어들게 된다.

또한 교차로의 가동률은 25%에서 50% 높아져 교통 처리용량은 2배 이상 증가하게 되며 신호대기시간도 기존 110초에서 30초로 획기적으로 감소돼 대기 행렬이 3.7분의 1로 줄어들게 되면서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다.

차량이 동서, 남북 양방향으로 연동화가 쉽게 되고 보행자 신호도 연동된다.

특히 정체와 공회전으로 인한 연료낭비 방지 및 대기오염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죄회전 특별기법으로 변경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4군데 보조신호등 설치 4000만 원, 차선 재정비 도색비 1000만 원 등 총 5000만 원이면 된다.

신호가 한 주기 동안에 2번 바뀌느냐 4번 바뀌느냐에 따라 교통 공학적으로 천양지차가 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즉 신호를 바꾸면 길이 보인다는 것이다.

상리사거리에 좌회전 특별기법을 도입해 신호체계를 변경하면, 차량 흐름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나는 장담한다.

더 나아가 이 체계는 청주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될 것이며 이는 과거 회전교차로와 컬러차량 유도선이 전국적으로 보급된 과정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이미 결정이 내려졌고 시공사까지 선정되어 어렵다며, 고가차도 공사를 마친 뒤에 신호체계를 변경 하면 안되느냐고 한다. 대답이 참 아이러니하다. 변경을 추진하면, 나중에 감사 지적을 받을 우려 때문에 마음처럼 실행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러한 행정상의 제약과 폐단을 바로잡기 위해 '적극행정 면책제'를 도입하였으니 안심하시고 추진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청주시가 우리나라 교통 신호체계 개선의 시발점의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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