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는 대로 했다"…'KT 소액결제' 주범 따로 있나

'KT 소액결제' 사건 피의자인 40대 중국인들이 1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으로 출석하는 길에 "시키는 대로 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컴퓨터 사용 사기 등 혐의를 받는 A(48·중국국적)씨와 컴퓨터 등 사용 사기와 범죄수익 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받는 B(44·중국국적)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연합뉴스

이들은 법원 이동을 위해 경기 수원영통경찰서 유치장을 나서 법원에 도착해서는 취재진의 질문에 "시키는 대로 했다"고 답했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A씨 등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경기 광명시와 서울 금천구 등을 돌며 KT 기지국을 가로채는 방식으로 불특정 다수의 휴대전화에서 상품권 등 소액결제를 진행해 1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16일 오후 2시3분께 중국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A씨를 인천공항에서 검거했다. 이어 A씨가 부정결제를 통해 얻은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꾼 B씨를 서울 영등포에서 같은날 오후 2시53분께 붙잡았다.

A씨는 불법 소형 기지국(펨토셀)을 차에 가지고 이동하면서 주변 네트워크를 가로채는 방식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검거 이후 경찰에 범행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펨토셀은 반경 10m 통신을 제공하는 가정이나 소규모 사무실용 초소형, 저전력 이동통신 기지국이다. 데이터 통신량 분산이나 음영지역 해소 목적으로 사용되는 기기다.

경찰은 A씨가 범행에 사용한 불법 소형 기지국 장비를 확보한 상태다.

A씨는 또 경찰 조사에서 "중국에 있는 윗선의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중국에 있는 윗선의 개인정보를 경찰에 전달했으나 경찰은 아직 지목된 인물의 신원을 특정하지는 못했다.

앞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초까지 새벽시간대 광명시 소하동과 하안동, 서울시 금천구, 부천시 등에 거주하는 시민 휴대전화에서 모바일 상품권 구매나 교통카드 결제 등 수십만원이 빠져나가는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늦은 밤 시간에 갑자기 '휴대전화 소액결제가 완료됐다'는 문자를 받은 시민 신고를 접수하고 관련 사건을 모아 수사했다.

피해자는 199명, 피해액은 1억2600만여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