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청년들의 대선 표심을 분석하는 토론회에서 여권이 신장하는 동안 남성들의 전통적 역할이 많이 줄어들지 않았다며 "2030 남성들이 (여성보다) 좀더 어려운 현실 속에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대선 이후 주요 의제로 부상한 청년 극우화 현상에 대해서는 논의하거나 질문하면 자리에서 빠지겠다는 등 언급 자체를 막았다. 성차별과 청년 극우화를 드러내는 지표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음에도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보인 것이다.
24일 더불어민주당 정준호·국민의힘 우재준·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실이 공동 주최한 '2030의 선택, 미래를 묻다' 토론회에 패널로 참여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인 우재준 의원은 "상대적으로 전통적 역할 변화에 있어서 더 많은 타격을 받은 건 남성들이고, 문재인 정권의 잘못된 태도들이 융합되면서 정치적 갈라짐이 커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 의원은 "여성들도 교육을 많이 받았고 능력도 많이 늘었고, 육아나 가정에 대한 책임도 남성이 많이 져야 한다"며 "많은 부분에서 여성의 인권이 신장돼 왔지만, 반대로 남성이 과거 남성이라는 이유로 져야 했던 사회적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나? 충분히 줄어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아직도 남성들이 집을 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엄청 많을 거다. 그러면 과거처럼 남성들이 해야 할 역할들을 하는 게 쉬운 사회인가? 내가 볼 때 전혀 그렇지 않다"며 "이런 것들의 괴리에 있어서 남성들이 특히나 많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시대에 와 있고 그렇기 때문에 남성들이 아무래도 조금 더 어려운 현실 속에 빠져 있다"고 했다.
우 의원은 청년 극우화 현상에 대해 "이 주제를 한다면 토론회에 들어오지 않겠다고 했다. '왜 청년들이 극우화돼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면 들어오지 않겠다고 했다"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페미니스트라고 했을 때 사회에 페미니즘 바람이 엄청나게 불었다. 대통령의 한마디, 정치인의 한마디라는 건 그렇게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며 "그런데 지금 이재명 정부에서 어떻게 하고 있냐. 대통령이 극우란 발언을 공공연히 쓰고 있다. 이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도 불만인 사람들 많다. 4050은 도대체 왜 그렇게 민주당 뽑아주는지도 모르겠고 나는 젊은 여성들이 왜 민주당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우리가 한 번도 그 사람들에게 '왜 극좌화 돼있느냐', '4050은 오염돼 있다' 이런 소리 한적 없다"며 청년 극우화 언급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 남성들의 입장에서 항변하는 듯한 우 의원의 주장은 성차별과 청년 남성 극우화 현상을 드러내는 지표를 반영하지 못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3 임금근로일자리 소득(보수) 결과'에 따르면 2023년 남성 근로자의 평균소득은 426만 원으로 여성 근로자 평균소득(279만 원) 대비 147만 원 많았다. 또 남성의 소득 증가율이 여성을 상회하면서 2021년부터 3년째 임금격차가 벌어졌다.
여성이 양육을 전담하는 독박육아 문제도 여전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비경제활동인구를 보면, 육아를 이유로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남성은 1만4000명, 여성은 67만1000명으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5월 국제통화기금은 한국과 일본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5배 더 많은 무급·가사 돌봄을 하고 있다며 여성이 결혼과 출산 후 승진 지연, 가사 분담 등에서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청년 극우화 현상을 나타내는 지표는 탄핵정국을 기점으로 연이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팀은 연세대학교 복지국가 연구센터와 함께 지난 3월 21일~24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20대 남성 3명 중 1명이 권위주의·반이민주의 등 극우 성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한겨레>는 지난 3~7일 한국정당학회와 함께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STI)에 의뢰해 전국 유권자 2207명을 상대로 실시한 결과 70세 이상 노년층의 다음으로 2030 청년들의 극우화 정도가 높았으며 2030 남성으로 범위를 좁히면 70세 이상 노년층보다 극우 지수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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