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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트럼프, 기후·관세에서는 재앙이지만 한반도에는 희망…북미대화 강력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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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트럼프, 기후·관세에서는 재앙이지만 한반도에는 희망…북미대화 강력 지지"

트럼프와 만남 가능성 열어둔 김정은 연설에 "비핵화 털면 만날 수 있다는 뜻…관심있다는 의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희망을 준다면서 북미 대화를 적극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변화를 '사기'라고 규정하고 관세 인상을 통해 동맹국을 압박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논란이 되는 행태와는 다르다는 평가다. 다만 오는 10월 북미 정상 조우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정 장관은 북한 핵은 북미 간 적대 관계의 산물이기 때문에 양측 관계 개선이 중요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와 관세 협정에서는 재앙이지만, 한반도에서는 희망이다. 돌파구는 현재로서는 북미 정상회담"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24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엔이 (북핵 문제 관련) 공론만 만들었지 뭐했느냐고 말했는데 공감한다"면서 실제 북핵 해결을 위해 한국의 보수 정부를 비롯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 등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조했지만, 현 시점에서 제재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기 때문에 그렇다. 제재 수단 없어졌는데 이제 남은 건 무엇인가? 기도하나? 북한이 변심하길 바라나? (북한에 변화를 가져올) 수단이 없다"라며 "선(先) 비핵화는 공론(空論, 실속 없는 빈 논의)이 됐다. (대신) 트럼프 접근이 실용적이다"라고 평가하면서 북미 직접 대화가 해결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우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강력히 지지하고 지원한다. 회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북미 정상이) 하노이를 가겠나, 싱가포르를 가겠나? 한반도에서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릴 에이펙(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데, 준비하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 장관은 "통일부가 준비하는 건 아니"라면서도 "뭐든지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는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회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22일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비핵화를 거부하면서도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 북미 정상 간 조우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 장관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김 위원장 연설은 북미정상회담에 관심있으니 해보자는 이야기 아니겠나. 비핵화만 털면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라며 "(북한도) 상대가 있으니 실무적으로 조율해 볼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국정부도 지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한이 올해 열리는 제80차 유엔총회에 7년 만에 대사가 아닌 고위급 인사를 파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미 간 뉴욕 채널이 가동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19년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지난해까지 유엔주재 대사를 총회에 참석시켰으나, 이번에는 김선경 외무성 부상이 참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해법으로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 → 축소 → 폐기'의 3단계를 제시했는데, '동결'이 아닌 '중단'을 제시한 것은 그 의미가 약하다는 평가가 있다는 지적에 정 장관은 "우선 중단이 급하다. 오늘 이 시간에도 우라늄 원심분리기는 4곳에서 돌고 있다"며 "미국과학자연맹(FAS) 등 전문가들의 추정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90% 이상 고농축 우라늄 보유량은 2000㎏ 정도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남북관계와 관련해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을 비롯한 남북 간 긴장 완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그는 "(9.19) 복원에 앞서서 군사분계선에서 5km 이내 실사격 및 실병력 기동훈련을 중지할 수 있다"며 이러한 조치에 대해 국방부와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통일부 입장에서는 9.19로 중단됐던 사격훈련과 실기동 훈련을 중지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라며 "9.19 합의의 효력 정지 여부와 관계없이 접경지역 평화를 되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잡으면 역사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정부는 역대 정권의 성공과 실패, 빛과 그림자를 다 안고 출범했다. 특히 민주공화국 파괴하려는 내란 행위가 있었음에도 국민주권의 힘으로, 빛의 혁명으로 등장한 정권이다. 그 빛을 한반도 전역에 골고루 비추려면 남북 두 지도자가 손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에 포로로 붙잡혀 있는 북한군 2명의 송환 문제와 관련해 정 장관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서 소극적인 것 같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비전향장기수의 요구에 대해 그는 "내부 방침은 정해져있지만 남북 대화 채널이 열려서 그런 뜻을 전하고 답을 듣는 것이 최소한의 절차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7월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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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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