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에서 이틀 연속 이라크전 참전 전직 해병대원에 의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 사건으로 28일(이하 현지시간) 미시간주 한 교회에서 4명이 숨졌고 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해변 술집에서 3명이 숨졌다.
<AP>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을 보면 28일 오전 10시30분께 미시간 그랜드블랑타운십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모르몬 교회) 건물을 픽업트럭 한 대가 들이받았다. 이어 트럭에서 한 남성이 내려 예배 중이던 수백 명의 신도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신고를 받고 곧바로 출동한 경찰은 용의자 토마스 제이콥 샌포드(40)와 대치 끝에 약 8분 만에 그를 사살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이 교회에 고의로 불까지 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으로 최소 4명이 죽고 중태 1명을 포함해 8명이 다쳤다. 화재가 이날 오후 8시까지도 완전히 진압되지 않아 경찰은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사망자 중 2명은 총상으로 사망했고 다른 2명은 화재 현장 수색 중 추가로 발견됐다. 미 CNN 방송은 수사에 정통한 법집행 소식통을 인용해 당국이 28일 밤까지 화재로 심하게 파손된 교회를 수색했지만 여전히 최대 7명이 실종 상태라고 추정했다.
미 주류·담배·총포 담당국(ATF) 요원 제임스 데이어는 용의자가 "어떤 종류의 촉진제", 아마 휘발유로 불을 질렀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현장에서 "초보적인" 폭발 장치 세 개가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용의자가 이 폭발 장치로 불을 내려 계획했을 수 있으며 교회 화재에 유사 장비가 사용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용의자가 몰고 온 트럭에는 성조기 두 개가 실려 있었다고 한다. 공격엔 돌격소총이 사용됐다.
CNN은 신자들이 총격 이전에도 전날 101세로 별세한 교회 지도자 러셀 M 넬슨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 회장 추모로 이미 슬픔에 잠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심장외과 의사였던 넬슨 회장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 군의관으로 참전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련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미국에서 기독교인을 표적 삼은 또 다른 공격"이라며 "이러한 폭력의 확산이 우리나라에서 즉시 종식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교회 총격은 지난달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톨릭 학교에 대한 총격으로 어린이 2명이 숨진 뒤 한 달 만에 일어난 것이다.
<뉴욕타임스>를 보면 용의자는 사건 현장 인근 지역인 미시간 버튼 출신으로 2004년 인근 고등학교 졸업 뒤 해병대에 입대해 2008년까지 복무했다. 2007~2008년엔 이라크전 파병 이력이 있다.
이 사건이 일어나기 약 12시간 전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이라크전 파병 전직 해병대원에 의한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 <뉴욕타임스>, CNN 등을 보면 27일 오후 9시30분께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포트 해변 술집 총격이 가해져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용의자 나이절 에지(40)는 배를 타고 술집 근처에 접근해 총격을 가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관광객이었다. 에지는 이후 배를 타고 수로를 이용해 도주하다 30분 만에 체포됐다.
미 해병대는 에지가 2003~2009년 해병대에 복무했고 2005년, 2006년 두 차례 이라크에 파병된 바 있고 훈장도 여러 개 받았다고 밝혔다.
토드 코어링 사우스포트 경찰서장은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체포된 "참전 용사"인 용의자가 "임무 중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사건을 벌이기 며칠 전인 지난 24일 의료 과실이 있었다며 미 재향군인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총기 폭력을 추적하는 미 비영리단체 총기폭력기록보관소에 따르면 28일 미시간 교회 총격 사건이 올해 미국에서 일어난 324번째 대량 총격 사건이라고 전했다. 대량 총격 사건은 총격자를 제외하고 4명 이상이 총에 맞거나 사망한 사건을 의미한다. 이 단체는 올 들어 이달 2일까지 미국에서 총기 폭력으로 인해 1만47명이 숨지고 1만8353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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