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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편지 공모전'서 장관상 받은 익산 이하정 학생…비결은 '다독'과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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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편지 공모전'서 장관상 받은 익산 이하정 학생…비결은 '다독'과 '대화'

"책 읽고 많은 이야기하며 깊은 사고 키워"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쩔 수 없는 친구와의 경쟁, 서로 다른 견해, 학업 성적, 도덕성을 잃은 친구들의 행동 등이 스스로를 자유에서 멀어지게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죠."

전북자치도 익산시 영등초 6학년인 이하정 학생(13)은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란 책을 읽고 A4용지 두 장 분량의 손 편지를 썼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무의식에서만 존재하는 꿈을 정말 사고 팔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며 꿈을 만드는 사람과 파는 사람, 사는 사람의 비밀스런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판타지 소설이다.

▲이하정 학생의 손 편지는 최근 '제11회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편지 공모전'에서 문화체육부장관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전북 지역 최초이자 유일한 대상 배출 사례이다. ⓒ익산시

'꿈과 자유에도 색깔이 있음을 알려 준 킥 슬럽버님에게'로 시작하는 편지는 "꿈을 제작하려면 직접 감정의 재료들을 넣고 손님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니 매우 힘드실 것 같다"라는 말로 이어졌다.

"여러분을 가둬 두는 것이 공간이든, 시간이든, 저와 같은 신체적 결함이든…. 사는 동안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데만 집중하십시요."

책 속 등장인물의 말에 이하정 학생은 "드디어 꿈속에서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고 편지를 정갈하게 썼다.

학생은 "무엇보다 자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며 "이전의 자유는 '내 마음대로'였다면 지금의 자유는 '드넓은 평야에서 색깔을 그려넣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생은 또 편지에서 "자유는 나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나를 찾는 과정"이라며 "제한을 넘어 모두가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꿈은 정말 미려(美麗)한 것 같다"고 '꿈과 자유'를 이야기했다.

이하정 학생의 손 편지는 최근 '제11회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편지 공모전'에서 문화체육부장관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전북 지역 최초이자 유일한 대상 배출 사례이다.

공모전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과 국립한글박물관이 공동 주최했으며 전국 274개 도서관이 참여했다. 한글 손 글씨의 아름다움과 독서의 즐거움을 알리기 위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익산시립모현도서관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도서관 이용 학생과 여름방학 독서교실 참가자를 대상으로 공모 접수를 받아 우수작 3건을 추천했다. 이 가운데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읽고 쓴 이하정 학생의 작품이 최종적으로 대상을 차지했다.

시상식은 지난 27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열렸으며 수상작품은 연말까지 국립한글박물관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전시된다.

그의 편지는 깊은 사고를 담고 있고 깔끔한 문장이 수려하다는 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쓰기 수상의 배경은 '다독'과 '대화'이다.

▲이하정 학생의 어머니는 "책을 읽고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풍부한 어휘와 논리의 정연함을 깨우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하정 학생의 손 편지 일부 ⓒ익산시

이하정 학생은 어릴 때부터 한 달 평균 수십 권의 책을 읽을 정도로 독서를 좋아했다. 최근엔 난이도가 있는 책을 읽으며 잘 모르는 대목이 나오면 즉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가고 있다.

학생의 어머니는 "이 과정에서 풍부한 어휘와 생각하는 방법, 논리의 정연함을 깨우친 것 같다"고 말했다.

"별도의 글쓰기 지도를 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독서를 좋아하고 책을 읽은 후에는 주로 식사 시간에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등 대화를 많이 합니다. 취침 전까지 읽은 책에 대해 같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 깊은 사고를 키운 것 같아요."

이하정 학생은 "귀중한 경험을 새기게 돼 기쁘다"며 "책 속의 인물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도 헤아리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익산시의 한 관계자는 "이번 공모전이 어린이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새롭게 느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많은 어린이가 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독서진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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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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