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전주시가 완주와의 행정 통합을 전제로 2040년까지 8조8000억 원을 투입해 100만 광역도시와 AI 산업 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지만 이날 발표된 비전에는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이 빠져 있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30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완주와 전주가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면 한강의 기적을 뛰어넘는 만경강의 기적을 만들 수 있다”며 “완전한 도시, 완전한 미래를 향해 가겠다”고 밝혔다.
시가 내놓은 통합 비전은 △100만 광역도시 △AI 산업 기반 경제산업 중심도시 △살기 좋은 직주락 정주도시라는 3대 목표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계획이다.
핵심은 ‘5대 메가 프로젝트’로 만경강을 중심으로 신경제지구를 조성하는 ‘리버밸리 프로젝트’, 행정 자원을 집적하는 ‘통합시 행정복합타운’, 경천면 에코어드벤처랜드, 삼례 하이파크, 완주-전주 AI 물류 허브가 여기에 포함됐다. 시는 이를 통해 행정·경제의 기반을 재편하고 전북의 성장을 견인할 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전주-완주 간 이동 시간을 30분대로 줄이는 교통 인프라 확충, 도시가스와 상하수도 보급률 100% 달성,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유치, 공공산후조리원과 노인복지관 신설 등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완주와 전주 주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상생 기본소득’ 제도도 도입해 균형 있는 생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문화·관광 분야에선 완주에 올림픽 선수촌과 훈련장을 조성해 전주의 올림픽 유치 활동을 뒷받침하고 삼례 문화예술클러스터, 영화·영상 네이처 스튜디오, 워케이션 거점센터, 농촌체험형 팜랜드 등을 잇는 K-문화관광벨트를 구상했다. 이를 통해 전주 한옥마을과 연계한 관광산업을 확대하고 ‘대한민국 생태힐링 워케이션 1번지’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산업 전략은 ‘피지컬 AI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핵심으로 전주의 탄소·드론 산업과 완주의 수소·모빌리티 산업을 연계해 첨단 모빌리티, 방위산업, 스마트팜, 그린바이오 산업으로 확장한다. 봉동에는 쇼핑·주거·문화·오피스를 결합한 직주락 복합타워를 세워 청년 정착 기반도 강화한다.
하지만 이날 발표에서 구체적 조달 방안은 전혀 제시되지 않아 이미 6000억 원대 지방채를 안고 있는 전주시가 이를 감당할 여력이 있느냐는 의문이 나온다.
이에 대해 우범기 시장은 “통합에 따른 정부 인센티브가 있고 완주군이 이미 추진 중인 사업과 민자 유치, 국가 공모사업 기회 확대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며 “완주군과 전주시, 의회가 협의체를 꾸려 실현 가능성과 우선순위를 따져봐야 한다. 돈 걱정은 너무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더 넓은 기회를 주기 위한 선택”이라며 “완주와 전주가 하나의 역사를 회복해 함께 내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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