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최근 중국인 혐오 발언으로 공세를 펴고 있는 국민의힘에 대해 "혐오가 아니라 국익, 정쟁이 아니라 민생이 우선돼야 한다"며 "혐오와 불안을 조장하는 정치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막아야 한다는 터무니 없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시행을 두고 '감염병 확산' 등 혐오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국민의힘을 겨냥한 것.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를 억지로 끌어다 붙이며 국민의 불안을 선동하고 있다. 그러나 전산망 문제와 출입국 심사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사실과 다른 억지주장일 뿐만 아니라 특정 국가의 국민을 겨냥하는 건 위험한 외국인혐오"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지금 시급한 건 내수 살리기와 관광산업 회복"이라며 "부산과 대구를 포함해 전국 곳곳에서 수개월 전부터 중국 관광객 특수를 위해 철저히 준비해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혐오와 불안의 조장은 지역의 노력을 짓밟고 경제와 국익을 전면으로 헤친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외국인을 혐오하면 우리가 외국에 나갔을 때 그들로부터 혐오를 받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고도 했다.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혐중 정치는 국익을 훼손할 뿐 아니라 경제회복의 불씨를 꺼트리는 행위"라며 "혐중정치에 편승한 국민의힘은 당리당략을 위한 무분별한 발언을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했다.
허 수석부대표는 특히 "이로 인한 국가 위신의 실추도 심각하다. 유엔(UN)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이미 우려를 표했다"며 "에이펙(APEC) 정상회의를 앞둔 지금 혐오와 선동은 국제적 파장을 더욱 키울 뿐"이라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시행된 지난달 29일 인천을 찾아 "중국인 무비자 입국 시작은 국민 안전을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 "인적이 드문 야외 화장실을 이용할 때 성별을 떠나 삼삼오오 짝을 이뤄 이동해 달라"(김민수 최고위원)이라는 등 반중정서를 자극하는 발언을 내놔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또한 연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에 따른 국가 전산망 먹통 상황을 거론하며 "철저한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시작을 연기할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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