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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학교 주차장 개방 생색낸 광주교육청, 현수막엔 이정선 교육감 이름만 '대문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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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학교 주차장 개방 생색낸 광주교육청, 현수막엔 이정선 교육감 이름만 '대문짝'

"누가 주차장 개방인 줄 알겠냐" 시민들 냉소…편의 제공 목적 사라지고 교육감 알리는데 '급급'

광주광역시교육청이 추석 연휴를 맞아 귀성객 편의를 위해 학교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기로 한 가운데 정작 '주차장 개방' 안내 내용은 뺀 채 이정선 교육감의 이름만 대문짝만하게 넣은 현수막을 내걸어 빈축을 사고 있다.

2일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교육청은 추석을 앞두고 주차장을 무료 개방하는 132개 학교에 최근 공문을 보내 이정선 교육감의 '추석 명절 인사 현수막'을 게시하도록 요청했다.

이에 따라 각급 학교에는 '풍요로운 가을, 정을 나누는 따뜻한 추석 보내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광주광역시교육감 이정선'이라는 이름이 크게 들어간 현수막이 내걸렸다.

▲광주 한 학교에 걸려 있는 이정선 광주교육감 명절 인사 현수막.2025.09.30ⓒ독자

문제는 이 현수막 어디에도 '주차장 무료 개방'이라는 핵심 정보는 담겨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설 연휴 당시 명절 인사와 '주차장을 주민들께'라는 문구를 함께 넣은 교육청의 현수막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사전 선거운동' 소지가 있다는 행정조치를 받은 데 따른 '궁여지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선관위 조치를 피하려다 보니 정작 시민 편의를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의 목적은 사라지고 교육감 개인의 이름을 알리는 데만 초점이 맞춰진 현수막이 된 셈이다.

시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광주 남구의 S초등학교 인근 주민 김모씨(40)는 "늘상 걸리는 정치인들의 명절 인사 현수막인 줄 알았지, 이걸 보고 누가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한다는 사실을 알겠느냐"며 "차라리 교육감 이름 빼고 '추석 연휴 주차장 무료 개방'이라고 쓰는 게 백번 낫다"고 꼬집었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의 활동가 박고형준씨는 "명절 인사를 하는 취지의 현수막을 거는 것이 관행화 됐지만, 이게 우리 교육청의 본연의 목적과 맞는 사업인지는 의문이 든다"면서 "주차장 개방과 현수막 내용의 연결고리가 전혀 없다. 결국 기관장 이름 알리기를 위한 제스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광주 남구 한 초등학교 입구에 걸린 이정선 광주교육감의 명절 인사 현수막, 주차장 개방 안내는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었다.2025.10.01ⓒ프레시안(김보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국 공공개방자원 정보를 제공하는 '공유누리' 사이트마저 지난 26일 대전 국가정보관리원 화재로 현재까지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다.

본래 공유누리 연동을 통해 지도 앱으로 무료 개방 주차장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그마저도 막힌 상태다. 결국 시민들이 무료 개방 주차장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경로는 광주시교육청 누리집 공지사항에 게시된 엑셀 파일 하나뿐이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설 명절에 선관위 지적을 받아 주차장 개방 현수막을 걸 수 없게 됐다"며 "주차장을 개방해주는 것만 해도 감사한데 학교에 현수막 게시를 강제할 수도 없어 학교 자율에 맡기고 있다"고 해명했다.

▲광주시교육청이 '추석 연휴 주차장 무료개방' 학교에 보낸 현수막 협조 공문.ⓒ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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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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