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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9.19 선제적 복원 공언했는데…국방부 "군인은 훈련해야, 우리가 일방적 중지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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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9.19 선제적 복원 공언했는데…국방부 "군인은 훈련해야, 우리가 일방적 중지할 수 없어"

안규백 장관, 9.19 군사합의에서 중지하고 있는 접경지역 훈련도 "제가 승인…훈련과 교육 계속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9.19 남북군사합의 선제적‧단계적 복원을 공언한 가운데,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남한이 일방적으로 훈련을 멈출 수는 없다면서 선제적 복원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30일 서울 국방컨벤션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안 장관은 9.19 군사합의에 대해 "잠정 중지지 파기는 아니다. 일방이 파기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쌍방이 합의해야 파기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9.19 군사합의는 잠정 중지가 된 상태"라고 현 상황을 규정했다.

그는 "북한은 우리와 달리 두 국가 선언을 했고 국경선을 쌓고 있다. 그걸 인정할 수는 없지만 그런 상태에서 9.19 군사 합의를 다시 정식으로 환원하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그렇다고 해서 담쌓고 싸울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해 합의 복원에 대한 원칙적인 의지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안 장관은"여러 민간 교류, (상대를 향한) 방송 중단 등의 단계부터 힘들지만 끊임없이 일관되게 노력을 해야 북한도 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9.19 군사합의 복원 문제는 낮은 단계부터 시작을 해야 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해 복원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 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고 했는데, 안 장관은 선제적인 복원보다는 단계적 복원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실제 안 장관은 9.19 합의에서 금지하고 있는 남북 접경지역에서의 훈련을 본인이 승인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해병대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서북도서에서 해상사격훈련을 했는데, 안 장관은 이 훈련에 대해 "제가 승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포사격이 육상으로 나오면 재정적 부담이 많이 들고, 군사 훈련은 예컨대 우리가 (기존에는) 100발을 쐈다면 한 60, 50발도 쏠 수 있는 것"이라며 "단계적으로 낮추면서 훈련과 교육은 계속해야 된다는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안 장관은 "9.19 군사 합의의 복원이 '지금 복원할게 시작하자' 이렇게 해서 복원이 되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서로 밀고 당기기를 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지 우리가 일방적으로 모든 걸 다 멈추는 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해 선제적 복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9.19 복원에 앞서서 "군사분계선에서 5km 이내 실사격 및 실병력 기동훈련을 중지할 수 있다"며 이러한 조치에 대해 국방부와도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안 장관은 "군인은 기본적으로 훈련을 해야 된다. 우리가 일방적으로 중지한다고 해서 저쪽도 중지할지 모르는데 우리가 일방적으로 중지할 수는 없다"며 반대 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어느 일방이 멈춰서는 안 된다. 9.19 군사 합의 조치에 따라서 그 틀 내에서 한다면 모르지만은 일방적으로 우리가 훈련을 멈춰 놓는 것은 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 및 규모 축소 등이 거론되는데 대해 안 장관은 "미측 군 수뇌부나 상하원 의원들한테 (주한미군) 철수나 축소 이야기는 한 번도 들어본 바 없다. 한미 간에 더 공고히 했으면 했지, 축소 내지 철수의 'ㅊ'자도 안나온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미 장성 800명을 소집해 지휘관 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주한미군사령관을 4성이 아닌 3성장군으로 표기하면서 주한미군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안 장관은 "미국은 동맹 현대화에 대해서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그 기본적인 정신과 가치에는 변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한미 상호 방위조약에 의해서 어느 일방이 한쪽으로 축소하거나 늘리거나 빼거나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상호 협의 하에 문제가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대안 중에 하나라고 보는 것이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주요 역할을 했던 방첩사령부의 해편 문제에 대해 안 장관은 "제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도가 완벽하더라도 운영하는 사람 자체가 잘못하면 제도는 사실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첩의 고유 기능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간첩 잡는 것도 있어야 하고 세계 4위 방산을 목표로 하고 있어 군사 기밀 유출 문제도 많이 나올 것 같은데, 그런 고유의 기능은 임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지 않나라고 생각한다"며 "민관군 합동위원회에서 어떤 안이 나올지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 오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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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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