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5년 사이 2배 증가…야구장에 모이는 20대, 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5년 사이 2배 증가…야구장에 모이는 20대, 왜?

[대학알리] 숏폼·밈으로 접하고 응원문화 매력적…유대감 충족도

<대학알리>는 대학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집권을 가지고 언론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창간됐으며, 건강한 대학공동체를 위해 대학생의 알권리와 목소리를 보장하는 비영리 독립언론입니다. <대학알리>는 <프레시안>과 함께 대학 및 청년 사회의 문제를 조명하고, 대학 사회를 넘어 우리 사회에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 편집자

이제 '1천만 야구팬'의 시대가 됐다. 올해 한국프로야구연맹(KBO)이 조사한 '연도별 관중 현황'에 따르면 야구장을 찾은 관중 수는 약 1176만 명으로 지난해 1088만 명보다 약 88만 명이나 증가했다. 특히 2024년 KBO 리그 입장권 구매자 중 20대 비중은 38%로 5년 사이에 두 배로 증가하며 젊은 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젊은 세대가 야구장으로 몰리는 것에 여러 분석이 존재하지만, 공통된 의견은 코로나 팬데믹 동안 위축됐던 사회적 활동에 대한 소비가 야구를 통해 폭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야구장의 문화 역시 젊은 층의 유입을 더 끌어내고 있다. 중독성 있는 응원가와 치어리딩 문화를 통해 초보 팬들이 다른 스포츠보다 비교적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아웃송 챌린지' 등 여러 야구 응원 문화가 사회관계망(SNS)으로 퍼져 2030세대에서 유행을 끌기도 했다.

야구 문화가 청년세대에 확산하며 유튜브와 OTT 등 여러 곳에서 이를 활용한 밈(Meme)과 콘텐츠가 눈에 띈다. 팬들은 '직관 리액션 브이로그'나 '응원가 부르기' 등 여러 콘텐츠를 2차로 생산해 야구장 문화를 더 확산시키고 있다. 야구 구단들 역시 이에 호응하듯 직접 여러 콘텐츠를 제작해 팬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 지난달 20일 '한화 이글스 vs KT wiz' 야구경기. ⓒ대학알리(조우진)

"야구장 문화가 청년 고립감을 해소할 수 있어…다만 과몰입은 경계해야"

야구장 문화는 사회적 고립감 해소, 지역 활성화 기여 등 공익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고립감을 느끼는 청년들이 증가하는 지금 사람들과 공통 관심사로 소통하며 교류하는 야구장 문화가 이를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는 "외롭고 사회적으로 격리된 상태에 있었던 청년이 야구와 같은 스포츠 활동을 보면 집단 소속감을 느끼게 된다"며 "이는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 시기 많은 사람이 심리적 욕구 중 하나인 유대감을 충족하지 못했는데 이를 현재 스포츠 관람으로 해소하고 있다"며 "러닝 문화 역시 이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고 답했다.

특히 정 교수는 "여러 통계나 자료조사에 따르면 전 세대 중에 가장 괴롭고 힘든 게 2030세대 청년"이라며 "사회적 유대감과 같은 욕구를 스포츠 관람과 같은 활동을 통해 해소하는 것이 자기효능감을 느끼게 하는 등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 팬데믹 동안 억눌렸던 감정이 건강하게 해소되지 않고, 분노로 전이될 수 있다"며 "야구 관람 같은 활동이 사회적 활동을 확장하는 매개로 활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스포츠 경기 시 과도한 몰입이나 정서적 의존은 외려 기분이 나쁜 상태가 유지되는 등 정서적 안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대 여성 팬 유입 증가" 성별마저 아우르는 야구

지난 5년 간 야구계의 큰 변화는 '여성 팬' 유입이다. 야구는 지금까지 40대에서 50대 남성들이 주요 소비층이었지만 이것이 2020년대에 들어 깨진 것이다. 올해 8월 기준 티켓링크 야구 온라인 예매자 중 여성이 57.5%를 차지하며 남성을 넘었다. 작년에도 KBO 사무국에 따르면 시즌 여성 관중 비율은 48%를 넘어섰고 이 중 20대 여성이 약 30%를 차지한다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작년부터 야구를 좋아하기 시작한 김기영(가명·23세) 씨는 여성 팬 증가 이유로 '룰을 몰라도 응원할 수 있는 문화'를 꼽는다. 그는 "작년에 류현진이 한화에 들어왔다고 해서 지인과 가족이랑 처음 갔는데 야구 룰을 몰라도 팀 응원가를 따라 부르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며 야구에 빠진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작년부터 스포츠 플랫폼이 아닌 OTT를 통해 야구 생중계를 볼 수 있어서 접근성이 더 높아진 것 같다"며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10개 야구장별 꼭 먹어야 하는 음식 리스트와 같은 콘텐츠가 유행한 것 역시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야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서지안(가명·23세) 씨 역시 '응원 문화'를 말한다. 그는 "콘서트에서 아이돌을 응원하는 것처럼 경기장에서 노래를 부르며 선수에 따라 응원할 수 있다"며 20대 여성들의 야구 관심도 증가 이유를 밝혔다. 이어 "맥주, 치킨 등 다양한 먹거리를 먹으면서 피크닉하는 느낌으로 분위기 좋은 여가생활"이라고 했다.

서 씨는 20대에서 관심도가 높아진 이유를 묻는 말에 "유니폼이나 굿즈, 음식 등 사진 찍을 수 있는 요소가 많다"며 "SNS를 즐겨하는 청년들에게 야구장은 인기 있는 장소다"라고 답했다.

▲ 가톨릭대 야구직관동아리 KBO 학내 활동사진. ⓒ대학알리(조우진)

"야구 직관도 함께해요" 대학교 야구 직관동아리 문화

"혼자보다 함께라면 더 즐거워요." 가톨릭대학교 근처 카페에서 만난 이영우(가톨릭대·22세) 부회장과 표다인(가톨릭대·22세) 운영팀장은 야구 직관 동아리 'KBO'를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야구장 직관을 가고 싶어도 같이 갈 사람이 없어 못 가는 학생을 위해 만들어진 동아리이다"며 "야구를 중심으로 현재 많은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야구 직관 동아리를 운영하는 대학생이 생각하는 '야구 유행'의 이유는 뭘까. 이 부회장은 "청년층은 유행을 많이 타는 경향이 있는데, (야구 밈이) 유행을 타면서 주변에 젊은 팬이 많아진 것 같다"며 "저는 잘생긴 야구 선수들을 SNS에서 자주 접하다 보니 좋아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표 팀장은 "지인들을 따라가다 보니 분위기와 먹으면서 볼 수 있는 게 재밌었다"며 "김도영 선수(KIA 타이거스)가 잘 생겨서 좋아하게 된 것 같다"고 답했다.

두 운영진은 기존 분석과 다른 의견을 내기도 했다. 특히 야구가 청년층이 즐길 수 있는 '가성비 놀이'이기 때문에 유행한다는 의견에 이 부회장은 "절반만 동의한다"며 "야구가 최근 인기를 얻다 보니 선예매 시스템이 생겨서 선착순으로 구매하지 못해 암표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어 "암표다 보니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있다"며 선예매 시스템을 지적했다. 해결책으로 그는 "선예매 하지 못하는 야구팬들의 경우 직관을 보러 가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일반표를 늘리는 방식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표다인 팀장 역시 같은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선예매 부분을 접근성이 좋게 개선한다면 더 많은 팬이 유입될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최근에 직관 예매가 어려워지면서 근처 호프집이나 파티룸을 빌려 같이 중계를 보기도 한다"며 "한 달 전에 조금 더 저렴하게 예매하는 단체예매 제도를 활용하는 방안 역시 고려 중이다"라고 현재 동아리 운영을 설명했다.

이어 "야구를 보러 가고 싶은데 못 보시는 분들, 생각이 있으시다면 대학교의 유일한 직관 동아리니까 신청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야구 직관 동아리나 모임이 다른 대학이나 청년층에 많이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야구 직관, 함께 즐겨요"

[인터뷰] 야구직관동아리 KBO 운영진

대학알리 : 야구직관동아리 'KBO'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이영우 : 저희 동아리는 야구장 직관을 가고 싶어도 같이 갈 사람이 없어 못 가는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동아리입니다. 야구 직관을 가고 싶은 학생들끼리 모여 직관을 가기도 하고, 팀별로 모여 모임을 가지기도 합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대학생들이 모인 동아리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희 동아리의 설립은 최초 설립한 회장이 함께 야구 직관을 갈 친구가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야구를 좋아하는 학생들끼리 함께 직관을 보러 가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 모임이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설립 이후에는 야구를 넘어 학생들 간의 야구를 중심으로 해 여러 교류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대학알리 : 야구가 그럼 청년층에 유독 유행하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이영우 : 아무래도 청년층은 유행을 많이 타는 느낌이 있습니다. 주변에서 좋아하게 되면 좋아해 볼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야구 밈이) 유행을 타면서 주변에 젊은 팬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저의 경우에는 잘생긴 야구 선수들을 SNS에서 자주 접하다 보니 좋아하게 됐습니다.

표다인 : 저도 처음에는 지인들이 먼저 좋아해서 같이 따라서 보다가 좋아하게 됐습니다. 야구장 특유의 활력있는 분위기도 좋고, 먹으면서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특히 김도영 선수가 잘생겨서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웃음)

대학알리 : 청년들이 야구장 문화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가성비 있는 금액대이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영우 : 그 의견에는 절반만 동의합니다. 야구가 최근 인기를 얻다 보니 각 구단에 선예매 시스템이라는 것이 생기게 됐습니다. 따라서 선착순으로 못 사게 되면 애초에 매진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제 암표를 살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것이 적정한 금액대라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암표가 아닌 제값으로 본다면 맞는 말인 것 같아요.

대학알리 : 최근 야구 열풍으로 인해 티켓이 매진되는 경우가 많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실 것 같은데요.

표다인 : 예매가 아무래도 최근에 어려워지면서 야구를 틀어주는 술집을 대관하거나 파티룸을 빌려서 티비로 보기도 합니다. 또 시즌 중반이나 초반에는 매진되지 않는 널널한 경기가 많아 그런 경기들을 보러 가기도 합니다. 특히 야구에는 단체예매라는 제도가 있는데요. 이 제도는 20~30명 정도 경기 한 달 전에 예매가 가능한 제도입니다. 자리도 반값으로 가능합니다. 다만 예매에 까다로운 점이 많아서 향후 학교에 승인을 받아 추진해볼 계획입니다.

대학알리 : 앞으로 야구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 어떤 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표다인 : 야구가 현재 유행을 타고 있다 보니 좀 더 많은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게 구단을 포함해 홍보를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선예매를 못하는 부분에 대해 접근성을 개선하게 되면 더 쉽게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영우 : 구단이 수익을 얻기 위해 선예매 시스템이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선예매를 하지 못하는 야구팬들의 경우에는 직관을 보러 가기 힘들어졌습니다. 그렇기에 선예매 비율을 조금 줄이고 일반 예매 자리를 더 넓혀주는 방식으로 개선애햐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알리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실 수 있을까요?

표다인 : 야구를 보러 가고 싶은데 못 보시는 분들, 생각이 있으시면 저희 대학교의 유일한 직관 동아리니까 신청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야구 직관 동아리나 모임이 다른 대학이나 청년층에 많이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영우 : 야구 직관 동아리에 들어와 함께 공통의 관심사로 함께 야구를 즐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