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3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제주4·3의 진실을 왜곡하는 정치”라며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영화 ‘건국전쟁2’ 관람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최고위원은 “제주4·3 유족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영화를 굳이 관람한 것은 피해자들의 상처를 다시 후벼 판 것”이라며 “역사 왜곡을 정치적 무기로 삼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추석 연휴를 전후해 제주 곳곳에 ‘4·3은 공산당 폭동’이라는 문구와 함께 양민 학살을 초래한 박진경 대령 사진이 담긴 영화 홍보 현수막이 걸려 도민들의 분노를 샀다”며 “그 와중에 제1야당 대표가 논란의 영화를 관람했다는 사실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장 대표의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이라는 해명에 대해 “이는 극우 지지층을 향한 정치적 연출일 뿐”이라며 “계엄 옹호까지 서슴지 않는 극단 세력을 기반으로 한 협소한 정치가 결국 역사마저 왜곡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제주4·3은 이미 국가가 사과하고, 여야가 함께 특별법을 제정한 명백한 국가폭력의 역사”라며 “그 진실을 다시 논쟁거리로 만드는 것은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또다시 짓밟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최고위원은 “장 대표는 과거 총선을 앞두고 제주를 찾아 4·3 유족을 위로했지만, 지금의 행보는 정반대”라며 “그때의 장동혁과 지금의 장동혁이 같은 사람이라면, 어제 제주도지사와 민주당 제주도당, 4·3유족회가 함께 한 기자회견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4·3을 다룬 영화로는 이미 ‘지슬’이 있고, 한강 작가의 최근작을 비롯한 훌륭한 양서도 많다”며 “국민의힘 지도부가 또다시 ‘건국전쟁2’ 관람을 계획하고 있다면, 마음의 양식을 쌓는 다른 방법을 찾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박 최고위원의 발언은 ‘4·3 왜곡 논란’을 정치적 쟁점으로 이용하려는 시도에 대한 강한 경고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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