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당국은 한국인 80여 명이 이민국에 구금돼 있다며, 이들이 귀국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캄보디아에서 사망한 한국인 박 모 씨 부검 결과 장기간 학대를 받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5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신화통신>은 터치 속학 캄보디아 내무부 대변인이 인터뷰에서 캄보디아 이민국이 약 80명의 한국인을 구금했는데 이들이 귀국을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변인에 따르면 이들은 한국 관계자들과 접촉을 했음에도 귀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치 속학 대변인은 "한국 언론이 보도한 실종자 80명이 이민국이 구금하고 있는 인원과 같은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14일 기자들과 만난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대사관에 들어온 신고 건 수를 기준으로 현재까지 약 80명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실종 신고 접수와는 별개로 "지난 7월과 9월 두 차례 캄보디아 측의 단속에 의해 총 90명의 한국인이 온라인 스캠(신용 정보를 활용해 온라인에서 저지르는 사기 행위) 현장에서 검거됐다. 이들은 모두 추방대상이지만 귀국을 거부했는데 최근 조금씩 한국으로 귀국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캄보디아 이민국에 구금된 인원들은 이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터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갖고 사망한 한국인과 관련한 수사에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현지 매체인 <크메르타임스>는 터치 대변인이 "부검 결과 박 씨는 심각한 신체적 폭행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의 시신에는 광범위한 외상 흔적이 남아 있어 장기간의 학대를 시사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경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박 씨가 구금된 것으로 추정되는 붕툭(Boeng Tuk) 공동체 롤루스(Rolous) 마을의 한 빌라를 압수수색했다"며 "그 결과 해당 빌라가 불법 온라인 사기 행위와 연관이 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매체는 "압수 수색 과정에서 경찰은 해당 빌라를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진 20세 리샤오신(Li Shao Xin)을 체포했다. '하오'(Hao)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진 또 다른 용의자는 압수 수색 전에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당국은 사기 행위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전자 장비, 재무 기록, 통신 기기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매체는 이어 "캄보디아 경찰은 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인 리즈멍(35)과 수런시(43)를 체포했고 세 번째 용의자 바지아는 아직 도주 중"이라고 밝혔다며 "피의자들은 캄보디아 형법 205조, 377조, 378조에 따라 '살인 및 사이버 사기'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 사건은 법적 절차를 위해 캄포트 지방 법원에 회부됐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캄보디아) 당국은 이 사건이 발견되기 전까지 박 씨의 가족이나 한국 대사관이 공식적인 실종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이는 그의 가족이 외교적 지원을 요청했다는 이전 언론 보도와 상반된다"고 전했는데, 이는 전날 캄보디아 경찰이 발표한 성명과 일치되는 내용이다.
매체는 "법무부 관계자들은 철저한 조사와 피해자 가족에 대한 지원을 위해 한국 대사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내무부는 이 사건 수사를 통해 캄보디아 내에서 광범위한 온라인 사기 네트워크가 활동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터치 속학 내무부 대변인은 "이 사건으로 인해 국제적인 사이버 범죄 증가와 캄보디아 내 외국인 및 방문객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며 "국경을 넘나드는 온라인 범죄 네트워크를 해체하기 위한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합동 대응팀은 15일 오후 캄보디아로 향할 예정이다. 경찰청, 법무부, 국가정보원 등으로 구성된 이번 대응팀은 캄보디아 내 고위급 인사와 면담을 통해 수사 협조 및 박 씨 시신 운구, 피의자로 구금된 한국인 송환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날 취업사기 및 감금 피해가 발생한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대해 여행경보를 상향 조정다. 외교부는 16일 0시부터 현재 특별여행주의보가 발령된 지역 중 캄폿주 보코산 지역, 바벳시, 포이펫시는 여행경보 4단계인 '여행금지' 지역으로, 시하누크빌주는 3단계인 '출국권고'지역으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을 비롯해 웃더민체이주, 프레아비히어주, 반테이민체이주, 바탐방주, 파일린주, 푸르사트주, 코콩주 등은 특별여행주의보가 그대로 유지된다.
외교부는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 발령에 따라, 해당 지역에 방문·체류하는 경우 여권법 등 관련 규정에 의거하여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해당 지역 여행을 계획하신 국민들께서는 여행을 취소해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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