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울산지역에서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한 해외 유인·사기 범죄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외 취업을 미끼로 한 인신매매 피해뿐 아니라 통장대여와 송금 대행 등 국제 범죄 조직의 하부 역할에 연루된 사례까지 확인되며 지역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16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50대 남성 A씨가 "SNS를 통해 통장을 며칠 빌려주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에 속아 세 차례 캄보디아를 오갔다"며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A씨를 사기 방조 혐의로 입건하고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사건을 이관했다. A씨는 현지에서 범죄 조직의 지시에 따라 해외송금 계좌를 개설하고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울산에서는 지난 2월 캄보디아로 출국한 20대 남성이 지난달 가족에게 "감금돼 있다"는 SNS 메시지를 남긴 뒤 연락이 끊기면서 납치·감금 의심 사건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울산경찰청은 외교부 및 주캄보디아 대사관과 공조해 소재를 추적 중이며 같은 기간 접수된 유사 신고 4건 중 3건은 귀국 또는 소재가 확인됐다.
경찰은 단순 실종이 아니라 '불법 송금·계좌 대여–인신매매–감금'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범죄망이 부산과 울산을 거점으로 확산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SNS나 텔레그램을 통해 접근하는 고수익 알바 제안은 대부분 범죄 조직의 유인 수법"이라며 "통장 제공만으로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나 사기 방조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경기 침체와 구직난 속에 청년층이 고수익 제안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외 사기가 아니라 청년층의 경제적 절망과 사회적 고립이 맞물린 구조적 문제로 정부 차원의 해외취업 검증 시스템과 피해 예방 교육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캄보디아뿐 아니라 라오스, 미얀마 등에서도 유사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며 "SNS를 통한 고수익 알바나 통장대여 제안은 모두 범죄로 연결될 수 있다"며 국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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