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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이 '성경과 기도'로 무장?"…국민들 "영화 '밀양'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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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이 '성경과 기도'로 무장?"…국민들 "영화 '밀양' 떠오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 한 뒤 "윤석열 대통령님을 면회하고 왔다"며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고 밝힌 발언이 정치권 안팎의 논란을 낳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장 대표의 이번 발언이 윤 전 대통령을 '정치적 박해를 견디는 순교자적 신앙인'으로 부각시키려는 전략적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시 말해 '성경'과 '기도'라는 '종교적 언어'를 통해 내란 수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 전 대통령의 현실을 '도덕적·신앙적 의미'로 치환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수괴 피고인'이 아닌 '신앙으로 시험을 견디는 인물'로 포장함으로써, 보수 극우 기독교 세력의 정서와 결합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적 맥락에서 이번 언급은 윤 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보수 개신교 세력 결속 강화로도 읽힌다.

윤 전 대통령은 과거에도 "아내 김건희 씨가 성경을 다 외운다"고 언급하며 보수 기독교세력을 향해 신앙적 이미지를 강조한 바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장 대표의 언급은 법적 공방이 불리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신앙의 상징을 통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심과 도덕적 지지를 유지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즉 기독교 신앙의 언어를 통해 정치적 위기를 '영적 시련'으로 해석하게 만드는 프레임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윤 전 대통령이 여전히 '12.3비상계엄'과 관련해 자신의 행위에 대해 반성이나 성찰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장 대표의 언급이 윤 전 대통령을 '종교적으로 박해받는 피해자 모습으로 미화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거세다.

윤 전 대통령은 그동안의 재판 과정에서도 '정치 보복의 피해자'임을 강조하며 법적 책임을 정면으로 부인해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진정한 회개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도 신앙적 언어로 포장해 윤 전 대통령을 미화시키려는 의도는 책임 회피의 장식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종교학자는 "신앙의 언어는 개인의 내면과 구원을 위한 것이지 정치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수단이 절대 될 수 없다"며 "정치가 종교의 상징을 이용하기 시작하면 신앙도 정치도 함께 훼손된다"고 경고했다.

결국 장동혁 대표의 발언은 윤 전 대통령의 법적 위기를 '신앙의 서사'로 전환시켜 '정치적 방패'로 삼으려는 의도가 다분히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윤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성경과 기도로 무장하고 있다'라고 전해지는 '신앙적 태도의 겉모습'은 '신앙의 진정성'을 전해 준다기 보다는, 신앙적 언어가 '정치적 상징 조작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정치의 영역에 신앙이 개입될 때, 그것이 믿음의 표현인지 혹은 지지층 결집을 위한 계산된 언사인지를 분별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 되고 있다.

2007년에 제작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에서 영화 속 주인공인 신애(전도연)는 아들의 살인범이 감옥에서 "하나님께 용서받았다"고 말하는 순간 충격을 받는다. 가해자는 당당하게 "신앙을 통해 스스로 용서받았다"고 말하지만 피해자는 여전히 고통 속에 있었던 것이다.

영화는 이 장면을 통해 "신이 용서했다면 피해자의 고통은 누가 위로하나?"라는 질문을 던진다.

국민들은 윤 전 대통령이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으면서 '영화 밀양'의 한 장면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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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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