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의 화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훈련·실험 통합 플랫폼을 아시아 최초로 마련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충남도 소방본부는 청양군 비봉면에 위치한 충남119복합타운 내에 ‘친환경연료 화재대응훈련센터(이하 훈련센터)’를 준공하고 오는 11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고 20일 밝혔다.
이 훈련센터는 전기차·수소차·가스차량·지하공간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복합적인 화재에 대비한 실험 및 대응 훈련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유일, 아시아 최초의 시설이다.
전기차 보급과 함께 화재 발생 건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전국 전기차 등록 대수는 2022년 39만 대에서 2025년 7월 말 기준 약 80만 대로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충남에서도 같은 기간 1만 6천여 대에서 3만 5천여 대로 크게 늘었다.
전기차 화재도 증가 추세다. 전국 기준으로 2022년 43건, 2023년 72건, 2024년 들어 73건이 발생했으며, 충남에서는 올해 7월까지 총 3건의 전기차 화재로 이 중 상당수는 차량 전소 등 심각한 피해를 동반했다.
전기차 화재는 배터리 열폭주(thermal runaway)로 인해 수초에서 수분 만에 차량 전체로 불길이 확산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화재 진압 중 감전 위험과 초기 진화 후 재발화 위험이 높아 기존의 소방 대응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도 소방본부는 전기차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비정상적인 온도 상승에 따른 배터리 자발 발화, 파워트레인 케이블 과전류로 인한 쇼트, 외부 충격에 의한 배터리셀 손상, 진동·수분 유입 등으로 인한 내부 단락 등을 꼽았다.
이번에초성된 훈련센터에서는 같은 복합적 위험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제트화염 분사 장치, 전기차·수소차 화재 대응 모형, 지하주차장 화재 시뮬레이터, 수소 튜브 트레일러 사고 대응 장비, 충전시설 누출 훈련장치, 가스 저장시설 등 실험과 교육을 병행할 수 있는 훈련 환경을 구축했다.
현재는 충청소방학교 교관 대상 훈련이 진행 중이며, 11월부터는 일선 소방대원들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실무 교육이 시작된다.
충청소방학교는 지난 7월부터 외부 전기차 화재 실험을 일부 진행한 바 있으며, 관련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대응 체계 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는 일반 차량보다 복잡하고 위험도가 높은 만큼, 초기 진압 경험과 시뮬레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훈련센터는 향후 전국 소방 대응력 향상의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수소차 등 개별 유형별 화재 실험장이나 훈련 시설은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에도 존재한다.
미국의 MFRI와 프랑스의 소방학교, 일본의 자동차연구소 등이 있으나, 훈련센터는 전기차, 수소차, 가스차량, 지하공간 화재를 통합적으로 실험·훈련할 수 있는 시설로는 아시아에서 유일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도는 이 시설을 통해 국내 친환경차 화재 대응 매뉴얼을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전국 소방 조직의 대응 역량을 체계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같은 날 충남119복합타운을 방문해, 충청소방학교에서 교육 중인 신임소방관들을 격려하고 훈련시설을 직접 참관했다.
김 지사는 이날 소방시설 실습, 구급교육훈련 시뮬레이션, 친환경연료 화재 대응 시연, AI 드론 시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둘러보고 “560만 충청권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핵심 거점으로서 기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충남119복합타운은 총 810억 원이 투입돼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으며, 청양군 비봉면 일대 38만㎡ 부지에 충청소방학교, 119항공대 등 도내 소방 핵심 기관이 집결해 있는 광역 재난대응 허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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