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이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한미정상회담에서 일괄 타결될 가능성과 관련, 이재명 대통령은 "인위적인 목표 시한을 두고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24일 공개된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협상이)한국 금융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상호 이익을 극대화할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미국 방송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타결될 가능성에 대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표한 바 있는데 이날 인터뷰에서도 신중론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APEC 한미 정상회담 계획을 밝히면서 "관세 분야는 협상이 진행 중이고 안보 분야는 일정한 양해가 이뤄진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나올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모른다는 건 중립적으로 확실치 않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미 측은 두 개가 다 완성됐을 때 한꺼번에 발표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만약 관세협상이 잘 안될 경우 미국 측이 무엇을 선호할지는 불확실하지만, 종래대로라면 한꺼번에 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렇게 돼도, 저렇게 돼도 좋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쪽 입장을 푸시하지 않는다"며 "협의할 것이다. 따로 해도 좋고, (미국이) 한꺼번에 하자고 한다면 그것을 고려하겠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위 실장은 관세협상 타결이 경주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뤄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데 대해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고 진전을 보려는 마지막 노력을 하고 있다"며 "결과를 함부로 예단하지 않겠지만 성과물을 만들려는 노력은 멈추지 않고 있으니 기다려 보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편 <스트레이츠 타임스> 인터뷰에서 한중관계에 대해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새로운 협력의 공간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최근 한국에서 벌어지는 반중 시위에 대해 "이웃 간 불신의 악순환만 키우게 된다"며 차분한 태도를 촉구했다.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에 대한 한국의 관계 설정 방향을 묻는 질문에 "우리 국익에 기반하여 경쟁, 협력, 도전 요인에 대한 다면적 인식하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한미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고, 중국과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발전시켜 동북아 역내 긴장을 완화하고 공동 번영을 촉진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