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피해자들을 속이고 로맨스스캠으로 접근해 송금받은 거액의 범죄수익을 '상품권 거래대금'으로 위장한 자금세탁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불법으로 모은 돈은 전국 은행 지점을 돌며 현금으로 인출됐고 세탁된 금액은 100억원에 달했다.
4일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허위 사업자 명의의 상품권 계좌를 이용해 범죄수익을 세탁한 자금세탁조직 총책 A씨(30대, 여) 등 13명을 검거해 전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4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투자사기와 로맨스스캠으로 얻은 불법 자금을 합법 거래로 가장해 현금으로 인출하는 방식으로 세탁해왔다.
조직 총책 A씨는 서울 도심의 숙소를 거점으로 조직원 10여명을 합숙시키며 자금 이동을 직접 통제했다. 중간관리책 B씨(20대, 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을 끌어들여 명의 계좌를 확보했고 인출책들에게는 인출금의 0.8~1%를 수수료로 지급했다.
이들은 전국 43개 은행 지점을 돌며 피해금이 입금된 계좌에서 현금을 반복 인출했다. 경찰은 실제 인출 장면이 담긴 CCTV 영상 등 물증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범죄조직이 합법 사업자 계좌를 악용해 자금을 세탁하는 신종 수법이 급증하고 있다"며 "누군가 투자수익이나 금전거래를 제안할 경우 사업자 등록과 계좌 진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 경찰은 이번 검거를 통해 상위 조직으로 이어지는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며 추가 공범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