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완주문화유산연구소가 10월 27일부터 「군산 개사동 패총」에 대한 학술조사 연구에 착수해 패총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산대학교 곽장근 교수는 한반도에 있는 600여 기의 패총 가운데 200여 기가 전북에 산재해 있다고 말한다.
전북은 패총의 보고이다. 패총은 과거 사람들이 버린 조개껍질 무더기로 신석기시대부터 삼국시대에 해당하는 토기, 석기, 골각기, 동물 뼈 등이 조개껍질 사이에서 썩지 않고 남아 있어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과 자연환경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적이다.
「군산 개사동 패총」은 50㎝ 이상의 두께로 켜켜이 쌓여 있는 조개껍질과 청동기~삼국시대 유물이 함께 발견되어 당시 생활상과 고고학적 편년체계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북의 패총은 기원 전 6000년인 신석기시대부터 기원 후 3세기인 삼국시대까지 연속성이 있는 생활유적이다. 농경문화가 병존하고 어로·채집 활동이 지속되면서 패총 활용 및 확장이 이뤄졌다.
부안 변산면의 대항리 패총은 유물로 볼 때 신석기~청동기 시기로 보인다. 군산 일대 패총에서는 청동기~삼국시대의 유물층이 확인되고 있다. 패총은 해안 채취·어로 중심의 생활방식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농경사회 이전 또는 병존 기의 중간단계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전북 서해안이 고대 해상교류·내륙교통의 요충지였다는 점에서, 패총 유적은 어로·채집사회에서 농경사회로의 이행 혹은 해상교류망의 존재까지 가늠하게 한다.
패총 유물은 생활유물, 자연유물, 퇴적·층위자료로 체계화할 수 있다. 생활유물 가운데 토기는 빗살무늬토기, 민무늬토기, 적색마연토기, 회청색경질토기 등이 출토된다. 석기는 조개채취·처리용 돌도구, 뗀석기, 갈석기 등이 출토되어, 어로–채집 중심의 생활방식을 보여준다.
자연유물 및 환경자료로는 조개껍데기류와 퇴적층의 두께·구조·입지 등이 있다. 채취자원과 생활방식, 정착·거주성, 환경 변화를 통해 시대상을 파악하고, 해상교류와 내륙교통망도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전북의 패총 유물은 단순한 유물 수집 차원을 넘어 문화·환경·생산양식의 통합적 역사자료로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국립완주문화유산연구소는 10월부터 12월 중순까지 패총의 유적 분포와 층위 구조를 확인한다. 이번 조사는 군산시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추진되는 ‘문화유산 조사연구 협력 및 공동사업’의 하나로, 주변 유적과 연계한 활용 가능성도 살펴볼 예정이다.
패총에서 채취된 조개·어패류 생활문화가 미룡동 고분군 등의 고대 정착사회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또는 선제리 유적의 농경·정착문화와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를 탐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개사동 패총은 군산지역 선사~고대 문화권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필자가 1990년대 중반 역사유적을 탐사보도할 때 군산국가산업단지 조성 당시 대형 패총이 드러났음에도 산업단지 조성을 이유로 보존되지 않고 사라진 사례는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전북 지역 패총은 역사적 중요성에 비해 보호체계·조사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유적 발견 → 개발 사업 우선 → 조사 생략 또는 최소화 → 유적 훼손 등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사회 인식 과 전문인력·재원 부족으로 조사 이후 박물관 보존·전시·교육 등 유적 활용으로의 연결이 취약하다 전북 패총에 대한 제도적 지원·관리체계 정비가 시급하다.
곽장근 교수의 연구와 평소 지론에 따르면 전북 패총을 주제로 한 ‘전북 패총박물관’을 건립하는 게 시급하다. 박물관을 건립하면, 패총 유적과 출토 유물을 집대성하여 연구·전시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채취문화·해양문화·선사시대 생활문화 등을 일반 관람객이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AI를 활용해 3D 재현과 가상현실(VR) 체험, 인터랙티브 유물 설명과 자동화 콘텐츠 생성, 시뮬레이션과 학습용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을 할 수 있다.
전북 지역의 패총은 한국의 대표 패총문화를 간직하고 있어서 더욱 더 소중하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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