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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비호 시인 두 번째 시집 ‘목수 일기’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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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비호 시인 두 번째 시집 ‘목수 일기’ 발간

건설노동자의 현실과 애환을 담은 노동 현장 담아

▲건설현장의 애환을 담은 시 '목수 일기'를 펴낸 임비호 시인 ⓒ임비호

동쪽 하늘 조각달 아래

얼굴을 내민 별 하나

하늘나라 올라가신

울 엄마가

아들 쳐다보는 눈빛 같다.

엄마의 눈빛에는

어릴 적

바지 속 올라간 내의를 내려주던

따스한 손길이 들어 있다.

내일도 엄마 눈빛 같은 샛별을

다시 보면

어제는 나도 엄마처럼

하루를 또 살았노라 말해야지.

- 출근길-

세종특별자치시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임비호 시인이 지난 2018년 첫 번째 시집 ‘금강순례’에 이어 두 번째 시집 ‘목수 일기’를 냈다.

‘목수일기’는 건설노동자의 현실과 애환을 담은 노동 현장의 보고서라 할 수 있는 것으로 건설 노동을 중심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임 시인은 시를 쓰는 노동자, 노동하는 시인이기에 체험하고 겪은 건설 노동의 현장성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한낮 불화살을 온몸으로”(창살 그늘) 받아내는 여름철의 노동부터 “살을 에는 바람에/손끝 발끝 시려서 깊어진 이 주름”(주름 훈장)이라는 겨울철 노동에 이르기까지 위험하면서도 뭉클한 현장 서사들이 생생하다.

더불어 목수(건설노동자)의 삶이 갖는 크고 작은 슬픔과 비애, 설움을 바탕으로 자신이 선택한 삶의 방식인 건설 노동에 대해 질문하고 회의하고 사유하며 진실한 삶에 대한 성찰의 서정을 빚어낸다.

가령 “세상의 모든 집을 짓는 목수”(세상이 우리를 부른다)로서의 자부심을 노래하기도 하지만 ‘재입대’ 같은 시에서는 건설 현장에서 노동하는 것을 “가장이란 이름을 지키기 위해”, “가설재 밀림 전쟁터에 매일 자원”하는 것이라고 비유하기도 한다.

그의 다른 시에서는 건설 노동의 현장에서 가장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말을 “오늘 일거리가 없으니, 집에 가!/오늘 비가 오니, 집에 가!/너는 일을 못 하니, 집에 가!”(눈칫밥)라는 말이다.

“예수를 다시/목수의 아들로 돌려 달라”는 바람을 그린 시 ‘반환 소송’에서는 “예수는/가장 낮은 삶을 중심으로/이 세상이 돌아간다고” 알려준 분이기 때문이라고 소개한다.

그리하여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큰 목수 되리라”(사발통문) 는 구절 등으로 건설노동자의 꿈과 이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그려내는가 하면 봄의 정기와 활기, 여름의 풍물들, 가을의 쓸쓸함 등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서정도 빼놓지 않고 있다.

이는 평소 ‘지속가능개발’이라는 시대정신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사회 활동을 열어온 그답게 이번 시집에서도 정직하고 순수한 삶의 가치를 지향하는 그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해설을 쓴 이은봉(광주대학교 명예교수, 전 대전문학관장) 시인은 ‘노동하는 삶의 진실과 지혜’라는 제목 하에 ‘건설 노동의 서정적 진실’, ‘성찰하고 반성하는 자아’에 주목한다. “건설노동자로서의 그의 자아는 근본적으로 반문하고 회의하는 위치를 택하고 있으며 바로 그러한 연유로 건설 노동을 다룬 그의 시가 예술이 된다”고 말한다.

김명환 민주노총 건설노조 대전세종지부장은 추천사에서 “이 시집에는 짙은 소금기 뚝뚝 떨어지는 노동자의 땀방울이 살아있어 좋다. 인간답게 살아보자 외쳤던 치열한 함성과 더불어 살고 싶은 사회의 염원이 건설노동자 언어로 잘 그려져 있어 더 공감이 간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용기 시인은 “임비호 시인이 꿈꾸는 세상은 ‘노동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삶의 뿌듯함이 되는 세상,…안전사고로 슬퍼하지 않는 세상, 잘난 사람 더 많이 갖고, 못난 사람 더 뺏기는 세상이 아니라 가진 사람은 돈의 욕심에서 벗어나고, 일하는 사람은 돈의 구속에서 해방되어 함께 사는 공동체의 세상”이라고 평했다.

한편 임 시인은 지난 2018년 첫 시집 ‘금강 순례’(심지)에서 금강의 천리 물길을 두 발로 걸으며 강물을 따라 굽이굽이 흐르는 삶과 역사와 수많은 생명의 이야기를 담아낸 금강의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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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대전세종충청취재본부 김규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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