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광주시교육청, '초등교사의 상담교사 전직제' 도입 논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광주시교육청, '초등교사의 상담교사 전직제' 도입 논란

"임용고시 무력화" vs "현장 경험 활용"

광주광역시교육청이 급증하는 초등학교 상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초등교사의 전문상담교사 전직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시교육청은 "경험 많은 교사의 역량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수년간 임용고시를 준비해 온 학생들과 학계에서는 "전문성을 훼손하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처사"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12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최근 '초등교사 전문상담교사 전직 임용계획'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내고 상담·아동심리 관련 석사 학위와 1급 전문상담교사 자격증을 가진 교육경력 3년 이상의 초등교사를 대상으로 전직 신청(3명)을 받고 있다.

신청자는 1차 전형에서 최근 5년간 생활교육 관련 연구 실적, 학교 및 교사 대상 컨설팅 실적 등을 정량 평가, 동료 교원들의 다면평가, 직무수행계획서를 심사받게 된다.

2차 전형에서는 전문상담교사로서의 직무수행능력 평가를 진행한다. 전문상담교사로서의 직무 수행 능력, 전공 지식, 다양한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 역량 등을 평가하며 심층면접도 병행한다. 과락 기준에 따라 각 과목에서 점수 미달시 총점과 관계없이 불합격 처리된다.

▲광주시교육청이 일선 초등학교에 보낸 초등교원의 전문상담 교사 전직 안내 공문ⓒ독자

◇ "수년간 준비했는데…" 임용준비생 '상심', 상담계 '우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전문상담교사를 준비해 온 임용 준비생들과 현직 상담교사, 학계에서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현직 전문상담교사 A씨는 "심리학과 상위 5% 내에 들어 교직이수를 하고, 수년간 임용고시를 준비해야만 전문상담교사가 될 수 있다"며 "이렇게 쉽게 전직을 허용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을뿐더러 수년간 노력해 온 임용 준비생들에게 큰 상심을 주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정선 교육감이 광주교대 총장 출신이라 초등교사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든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실제 시교육청 누리집의 '교육감에게 바란다' 게시판은 전문상담교사 전직 문제 관련 성토성 글로 뒤덮였다.

이밖에도 국회 전자청원게시판에 이날 올라온 '광주교육청 전문상담교사 전직 제도 즉각 폐지를 요구한다'는 찬성수 100명이 넘어 공개 검토 중이다.

▲12일 오전 광주시교육청 누리집 '교육감에게 바란다' 게시판ⓒ인터넷 갈무리

정의석 한국상담심리학회 광주전남분회장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초등교사가 교육대학원 2년 과정으로 추가 자격증을 따는 것과 학부 때부터 상담학을 전공하고 수련 과정을 거친 전문가와는 깊이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이는 상담자를 양성하기 위한 전문 교육과정이 정착돼 가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교육청이 제시한 전형 기준은 상담 역량을 제대로 평가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과거에도 기존 상담교사들의 슈퍼비전(전문가 상담 사례 피드백) 같은 역량 개발 지원에 소홀했던 교육청이 전직 교사들의 전문성을 보장할 수 있을지 신뢰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광주교사노동조합 역시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전형 기준은 전문상담교사가 아닌 '학생부장'을 뽑는 기준에 가깝다"며 "전문성이 생명인 전문상담교사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2025년 8월 드론으로 촬영한 광주시교육청 전경ⓒ광주시교육청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역 초등학교에 배치된 전문상담교사는 61명으로 급증하는 상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며 "신규 임용(올해 4명)과는 별개로 학생 생활지도 경험이 풍부한 현직 교사의 공감 능력을 상담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제도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또 "단순히 자격증만 있다고 뽑는 것이 아니며 1차와 2차의 서류와 심층면접 등 엄격한 전형을 거쳐 적격자가 없으면 선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