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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 압박 최고조' 미 항모전단 카리브해 진입…트럼프, 마두로와 회담 가능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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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 압박 최고조' 미 항모전단 카리브해 진입…트럼프, 마두로와 회담 가능성 시사

미, 카리브해에 수십년 만 최대 병력 배치…"미, 장기 지원 각오 없이 마두로 축출 시도 땐 더 큰 혼란"

미국 항공모함이 카리브해에 배치되며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압박이 강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축출에 나설지 촉각이 곤두선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가능성을 시사해 긴장 완화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미 해군은 16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제럴드 R 포드 항모 공보실 명의 보도자료에서 "세계 최대 항공모함 USS 제럴드 R 포드가 이끄는 항모전단이 아네가다 항로를 통과해 카리브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포드 항모는 미 국방부의 "서던 스피어" 작전에 합류할 예정이다. 포드 항모는 서던 스피어 작전 임무를 해상 마약 밀매를 포함한 "초국가적 범죄 및 불법 해상 네트워크 탐지·교란·약화를 통한 서반구의 안보·안정 증진"이라고 설명했다.

포드 항모전단 도착으로 이 지역에 배치된 미군 병력은 지난 수십 년간 최대 규모인 15000명가량으로 늘었다. 이를 통해 지난 9월 시작된 카리브해 마약운반선 폭격으로 가시화된 마두로 정권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가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러한 증강이 범죄 조직 약화나 마약운반선 공습보다 "훨씬 큰 야망"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항모전단 배치는 마두로 정권 축출을 위한 외교적 압력 강화의 지렛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 지역에 항모전단이 배치됨에 따라 마두로 축출을 위한 일종의 외교적 합의 중재를 위해 무력 사용 위협을 동원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것임을 인정했다. 신문은 해군 관계자가 새 지역에 배치된 항모 기반 공격기가 작전을 재개하는 데 보통 며칠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 미군은 베네수엘라와 불과 11km 떨어진 카리브해 섬나라 트리니다드토바고와 이번 주 내내 합동 군사훈련을 벌인다.

이에 더해 미 국무부는 오는 24일부로 베네수엘라 기반 범죄 조직 '카르텔 데로스 솔레스'의 외국테러조직(FTO) 지정을 예고하고 마두로 대통령이 해당 조직을 이끌고 있다며 다방면으로 압박 수위를 높였다. 16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과 유럽으로 마약을 밀수하고 테러 폭력을 저지르고 있는 해당 조직을 "니콜라스 마두로와 다른 마두로 불법 정권 고위 인사들이 이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무부 발표가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의 자산 및 베네수엘라 내 기반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냐는 질문을 받고 "이는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허용하지만,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마약운반 의심선에 대한 미군 폭격도 이어졌다. 16일 미 남부사령부(SOUTHCOM)는 전날 동태평양 공해상에서 마약운반선을 폭격해 3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사령부는 이번 작전이 서던 스피어 태스크포스에 의해 수행됐고 근거 제시 없이 해당 선박을 테러 조직이 운영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격은 트럼프 정부의 마약운반 의심선에 대한 21번째 폭격이다. 지금까지 이러한 공격으로 최소 83명이 사망했다.

군사 압박 증가는 트럼프 정부 내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행동이 논의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에서 지역 긴장을 키운다. <뉴욕타임스>는 이달 초 복수의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마두로 대통령을 보호하는 군부대에 대한 직접 타격, 베네수엘라 유전 장악 등 선택지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과의 회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워싱턴DC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 취재진에 "마두로와 논의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돼 갈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의 구체적 설명 없이 "그들(베네수엘라 쪽)은 대화를 하고 싶어한다"고 했다.

부정 선거 의혹을 받고 있는 마두로 대통령은 201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이지만, 미국에 의한 즉각적 축출엔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CNN 방송은 전문가들이 미국 공습으로 마두로 정권이 전복되거나 마두로가 사망한다면 또 다른 독재자나 군사 정권이 등장할 수 있고 나아가 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은 마두로 대통령이 정권 내부의 군과 민간인 경쟁을 통제 중인 데다 마약 및 금과 연계된 범죄 조직, 베네수엘라에서 정기적으로 활동하는 콜롬비아 반군 등 외부 세력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베네수엘라 근무 경험이 있는 서방 외교관이 "마두로가 작년 선거 이후 정치적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가 떠나면 현상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마두로 정권의 위협에 맞선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며 정권 교체 정당성은 더 커졌지만 CNN은 전문가들이 이를 위해선 미국의 지속적 지원 및 미군 지상 주둔이 필요하다고 지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해외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트럼프 지지층의 정서에 반한다.

CNN에 따르면 미 조지타운 아메리카스연구소 후안 곤잘레스 연구원은 "야당 구성원이 거의 즉각 집권할 수 있다는 구상은 불가능하다. 미국의 안보 제공 없이 그들의 안전과 통치 능력을 보장할 방법은 없다"며 "모두가 마두로 축출을 끝이라고 보지만 사실 그건 긴 과정의 시작일 뿐"이라고 짚었다.

▲13일(현지시간) 미 해군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 전단이 카리브해를 항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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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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