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 대모산성에서 5세기경으로 추정되는 백제시대 목간(木簡) 4점이 출토됐다. 이는 2023년 후삼국시대 '태봉국 목간'에 이어 새롭게 발굴된 것으로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일 양주시와 (재)기호문화유산연구원(이하 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출토된 목간은 성 내부 상단부 집수시설에서 북서쪽으로 이어진 하단부 추정 집수시설에서 발견됐다.
특히, 발굴된 목간들 가운데 '기묘년(己卯年)'이라는 기년(紀年)이 새겨진 목간과 함께 출토된 백제 토기와의 조합으로 볼 때 439년, 백제가 양주 일대를 점유하던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두 번째 목간에서는 양면에 '尸'자 아래 여러 글자를 새긴 부록(符籙)과 '天'·'金' 글자가 함께 확인됐다. 이는 중국이나 일본의 부적과 유사한 양상으로 주술적 성격을 지닌 '주부(呪符) 목간'으로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사례로 보이며, 당시 산성 내부에서 제의적 행위가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귀중한 단서로 주목받고 있다.
세 번째 목간에는 '금물노(今勿奴)'라는 지명이 확인됐다. 이는 '삼국사기' 지리지에 기록된 고구려의 옛 지명으로 충북 진천 일대로 추정되는 지역이다. 연구원은 백제 토기와 함께 고구려 지명이 새겨진 목간이 한 곳에서 출토된 것은 양주 일대가 5세기 중반 백제와 고구려의 치열한 세력 경계에 있었음을 실증하는 증거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발굴은 목간 외에도 백제 토기, 목기, 복골, 수골, 씨앗류 등 생활과 제의 양면을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이 다량으로 출토돼 5세기 당시 양주 대모산성의 주거, 의례, 식생활까지 복원할 수 있는 귀중한 단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굴된 목간은 몽촌토성 목간보다 약 100년 이상 앞선 시기의 문자자료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백제 문자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학술적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한편, 시는 오는 28일 '양주 대모산성 15차 발굴조사 현장공개회' 열고, 이번에 발굴된 목간들을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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