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전북자치도당(위원장 정도상)이 극도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고발 기자회견을 통보한 후 이틀만에 "준비가 안됐다"는 이유로 취소하는 헤프닝을 벌여 빈축을 샀다.
도당의 어처구니없는 오발탄은 지난 18일 오후 '12.3 비상계엄사태 관련 고발' 내용을 토대로 "전북자치도의회에서 24일 오전 10시 30분에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방아쇠가 됐다.
비상계엄과 관련한 것이어서 폭발성이 강한데다 '고발'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기자회견이라는 형식을 통해 밝히겠다는 예고여서 전북지역 관가와 정치권이 한때 크게 술렁였다.
하지만 혁신당 전북도당은 이틀 후인 20일 오후 1시 40분경에 돌연 '도의회 기자회견 취소'라는 제목의 문자를 도내 언론사 기자들에게 발송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도당은 "기자회견 취소를 알려드린다"며 "일정에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짤막히 문자를 발송했을 뿐 이에 대한 사유나 사과 표현은 하지 않았다.
현역의원 12석을 가진 국회 원내 제3당이 민감한 사안을 내걸고 기자회견을 통지했다가 취소한 사례는 전북 정치권에서 거의 없는 헤프닝이어서 "과연 공당으로서 이렇게 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도당은 관련 기관 측에서 "사실관계가 다르다"며 항의한 이후 기자회견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당 전북도당의 한 관계자도 회견 취소 이유를 묻는 전화통화에서 "준비가 덜 됐다. 이 말 외에 할 말이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혁신당 도당의 오발탄은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민주당과의 경쟁 관계 차원에서 발생한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전북 유권자들은 22대 총선 비례(정당)투표 기준으로 조국혁신당에 45.5%의 표를 몰아줬으며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민주연합에는 37.6%의 표를 줬다.
전북도민들은 조국혁신당에 더 많은 정당지지(비례표)를 보내준 셈이다.
조국혁신당 전북도당은 내년 6월 지방선에서 도지사 후보와 14개 시군단체장 후보를 내는 등 민주당 안방에서 민주당 후보와 한판 생산적인 경쟁을 벌이겠다는 각오이다.
도당은 이보다 앞서 전초전 차원에서 입장문 발표 등을 통해 민주당 소속 현역 단체장의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번 오발탄에 대한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다. 여야 거대 정당을 제외한 제3의 정당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사전 확인 작업도 없이 기자회견을 하려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쓴소리부터 앞으로 신뢰 구축을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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