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민의힘 배현진(서울 송파을)·정연욱(부산 수영구) 의원은 지난 10월 27일 대한체육회 국정감사에서 유승민 회장을 상대로 "경기장과 숙박 등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계획이 IOC 기준 또는 실정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정감사에서는 예상 관람객을 추산해 전북의 숙박 수용률을 추정한 결과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추정을 토대로 한 지적이어서 정확하지 않다 해도 숙박시설 확충은 전주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선결과제임이 틀림없다.
하계올림픽 개최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경기장과 선수촌, 숙소, 공항 수송, 방송시설 등을 IOC 기준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경기장의 경우 기존 시설이나 임시시설을 우선 활용한다는 게 전북자치도의 변함없는 원칙이어서 큰 문제는 없다.
다만 분산 개최가 불가피한 경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일부 종목을 개최도시 지역 외에서 개최할 수 있는 것이다.
선수촌은 선수와 팀 인원은 자신의 훈련과 경기장소로부터 50㎞ 또는 60분 이내에 숙소가 배정되어야 한다. 기준을 초과하는 경기장이 있을 경우 '주촌' 외에 추가 올림픽과 패럴림픽 선수촌이라 할 수 있는 '분촌'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서 '분촌' 역시 동등한 서비스와 시설수준, 예컨대 의료와 식당과 보안·교통 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전북자치도는 당초 육성경기를 대구에서 치르는 것과 관련해 '분촌'까지 검토했지만 서울로 전환하면서 분촌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숙소 문제는 많은 고민과 여러 대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숙소의 개략적인 그림이 '4+4 객실'을 충족해야 한다"며 "일반관중을 위한 숙박시설 4만 개 객실과 대회 이해관계자용 숙박 4만 개 객실이 필요하다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객실 수만 중요한 게 아니라 호텔 등급까지 맞춰야 한다는 점도 고민 지점이다.
올림픽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회 이해관계자용 숙박시설의 경우 IOC 관계자를 위해 4~5등급 호텔의 1400개 가량 객실이 요청된다.
국제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호텔 등급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1성~5성 체계를 기본으로 한다. 4등급은 고급 호텔이고 5등급은 최고급 호텔로 최고 수준의 청결과 보안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국제연맹(IF)과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들을 위한 객실도 7500개 이상 필요하며 조직위와 마케팅 파트너 등이 사용할 객실을 1만3000개 이상 구비해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미디어 관계자들을 위해 4~5등급 객실 최소 700개 이상을 포함한 전체 1만6000개의 객실이 요청된다.
전문가들은 4~5등급의 호텔 객실만 3000개 가량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어 고급 호텔 객실 확보에 비상령이 떨어진 상태이다.
전체적으로 IOC 관계자와 IF 등은 물론 조직위와 마케팅 파트너 등까지 호텔 객실 4만 개 이상을 확보하고 관광객을 위한 별도의 4만 개를 마련하는 등 최종 8만 개 가량의 객실을 구비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전북의 일반 숙박시설은 2만2000실 수준에 만족하고 있다. 유관기관 숙박시설(1만4000실)과 향후 추진할 미디어촌(1만실) 등을 포함한다 해도 총 4만6000개에 만족하게 된다.
양적으로도 부족하지만 IOC 개최도시 협약서에는 필요 호텔의 등급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어 3~5성급 호텔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 지상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현재 전북지역 관광숙박업은 4성급 호텔이 6개소이고 3성급 5개소 등이다. 전통호텔과 가족호텔, 소형호텔, 호스텔, 휴양콘도미니엄을 모두 포함해도 총 70여개에 6000실도 안되는 실정이다.
전북자치도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숙박시설 확충을 위해 전주에 최고급형 실버타운형 형태의 IOC호텔을 신설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객실 1000개 가량을 껴안은 대규모 호텔을 짓는다면 행사 이후에 일부 객실을 장기 임대 방식으로 운영하는 등 인구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시니어 레지던스도 확충해 올림픽 관계자 숙소로 사용하며 전북 인근 지역 대도시의 호텔 등을 활용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리 2024 올림픽'의 경우 대회 기간내 전체 방문자는 거주자를 포함해 약 1120만 명으로 추산됐으며 이 중에서 숙소를 필요로 하는 관광객은 약 310만 명, 전체의 27.7%인 것으로 분석됐다.
7월 23일부터 8월 6일까지 올림픽 기간에 외국인 관광객을 평균 2.9일을 체류하는 등 호텔 수요가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자치도는 경기장과 숙소 문제를 보완하는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당초 기간보다 3개월 늘려 올 연말에 최종 결과물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어서 숙소 문제 등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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