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튀르키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통일은 여전히 우리의 최종 목표이며 단순한 이상이 아닌 헌법에 명시된 책무"라고 강조했다. 중동과 아프리카 4개국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남아공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7박 10일 순방의 마지막 행선지인 튀르키예로 향했다.
튀르키예를 국빈 방문할 예정인 이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매체 <아나돌루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우리 정부는 일방적 방식의 통일을 지향하지 않는다"며 "대신 한반도 전체 구성원의 민주적 의사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평화로운 공존과 상호 발전을 통해 점진적·단계적 통일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현재 남북관계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모든 소통 채널이 끊겼고, 상호 신뢰는 크게 훼손되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대화를 다시 여는 일이 저에게 가장 중요한 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과 언제, 어떤 채널을 통해서라도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대화의 문은 계속 열려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 미국과도 소통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한반도 평화의 필수적인 파트너인 미국과도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저는 대화 재개를 위한 적절한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한국은 필요할 경우 건설적 중재자이자 촉진자의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요청했고, 저 자신은 '평화의 촉진자'로서 북미 대화를 지원하겠다고 밝
힌 바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 일각의 '핵무장' 주장에는 "한반도에서 '핵 확산 금지 조약(NPT)'에 따른 의무는 철저히 준수되어야 하며, 한국은 NPT 체제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비핵화 공약을 지켜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NPT 체제 아래에서 핵무기 확산을 막고, 핵에너지를 평화적으로만 이용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지지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미중 간 경쟁 구도 속 한국의 외교 전략 방향에 대해 그는 "대외정책의 핵심 축인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이웃 국가인 중국과의 관계도 균형 있게 관리해야 한다"며 "단순히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외교적 균형'을 추구하기보다는, 대한민국 국익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현안에 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와의 협력 강화도 강조했다. 그는 튀르키예에 대해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함께 싸운 혈맹이자 형제 국가"라며 특히 방산 분야와 관련해 한국산 엔진을 장착한 알타이 전차를 언급하며 공동생산, 기술협력, 훈련 교류 등 양국 간 협력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전 분야에서 튀르키예의 시놉 원전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 협의가 진행 중이라 설명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과 운영 안전 능력을 갖춘 한국이 튀르키예의 원자력 발전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남아공 측의 환송을 받으며 공군 1호기에 올랐다. 그에 앞서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각각 잇따라 회동하며 협력 의지를 다졌다.
먼저 다카이치 총리와의 회동에서 양측은 엄중한 국제 정세 속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미래지향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또 양 정상은 '셔틀 외교'를 지속하고 경제·안보 등 다양한 사안에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공개 발언을 통해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것이 정치인들의 역할일 것"이라며 "양국이 협력 가능한 분야에 집중하면서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진 리창 중국 총리와의 회동에서 이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관계가 전면 복원된 것을 긍정 평가하며 실질적인 민생 협력을 제안했다. 리 총리도 이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국빈 방한이 성공적이었다"며 "양국 간 여러 현안에 대한 호혜적 협력뿐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국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각별한 안부를 전해달라면서 베이징에서 이른 시일 내 만나기를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리 총리도 그렇게 하겠다면서 시 주석의 안부 인사를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또한 이날 G20 정상회담 '모두를 위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미래'를 주제로 진행된 세션3에서 공개 연설을 통해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은 모든 국가와 모든 이들에게 고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글로벌 AI(인공지능) 기본사회' 실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도 모든 인류가 AI의 혜택을 고루 향유하는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을 위해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올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I 이니셔티브가 아태지역을 넘어 전세계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4일 오전 튀르키예에 도착해 곧바로 1박 2일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한다. 이 대통령은 '한국전쟁 4대 파병국'인 튀르키예 국부 묘소를 방문해 헌화하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정상회담과 국빈 만찬 일정이 이어질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