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앞둔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장동혁 대표가 사과 메시지를 낼 필요성이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 국면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김용태 의원이 계엄에 대한 사과 메시지를 낸 바 있는데, 지금이 "또 사과할 만큼의 상황이냐", "내부 분열이 조장된다"는 인식이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26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비상계엄 사태 뒤 1년이 되는 다음 달 3일, 동시에 취임 100일을 맞는 장동혁 대표가 '어떤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일회성 행사, 일회성 사과로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출발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로 마무리하는 건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당 안팎에서 장 대표의 사과 필요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무슨 날짜가 되었다고 사과하고, 그 사과를 하면서 과거 전직 대통령을 전부 출당하고 탈당시키면서 '우리와는 관계없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그걸 국민이 믿어주겠나"라며 "책임 정치 모습을 보이는 게 더 맞다"고 역설했다.
또 "이미 계엄 사태에 대해서는 윤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난 다음, 당을 대표한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사과를 아주 세게 했다"며 "또 1년 됐다고 사과하고, 과거를 부정하는 모습까지 보여줬을 때 당을 구성하고 있는 분들, 지지하는 많은 분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사과하는 모습보다는 '우리가 앞으로 이런 정치를 해나가고, 국민에게 이런 믿음을 드리겠다'는 모습으로 가는 것이 더 낫다"며 "단순히 사과하고, 자꾸 사과하는 건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대표 취임 이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수감돼 있는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고, '윤석열 어게인'과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극우 세력과 밀착해 장외 여론전을 벌이며 당의 색채를 강성화하고 있다.
강경 일변도의 장 대표 모습은 '내란 세력'과의 절연은커녕 오히려 민심 역행이라는 비판을 자초했고, 때문에 비상계엄 1년에 장 대표가 내는 메시지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 확장 필요성'을 강조하는 당 일부 의원들에게 주요한 분기점으로 꼽혔다.
그럼에도 김 최고위원은 "중도층은 투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은 분들이고, 정치적으로 좀 무관심한 분들"이라며 "보수는 아직도 분열돼 있고, 내부 싸움도 있는 상황에서 당장 그렇게 이동해 갔을 때 벌어질 손실도 굉장히 크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최고위원은 "자꾸 '절연'하는데 인연이 끊기나, 없어지지 않는다"고 거론했다. 지도부 내에서 "상당히 많은 분들은 저와 비슷한 생각일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장 대표에 대한 '계엄 사과' 요구는 연일 당 내부로부터 표출되고 있다. 전날은 일부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과와 반성은 당연한 일"(김용태 의원), "진솔한 사과와 '윤 어게인'·부정선거 절연 메시지를 선명히 내야 한다"(정성국 의원) 등 호소가 나왔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12.3은 하나의 큰 분기점이고, 그 분기점을 통해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내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입장에서 극복의 과제"라며 "중도 외연 확장을 어떤 소구력으로 가져갈 건가 (생각할 때) 12.3 메시지를 (장 대표가) 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사과' 표현이 담긴 입장이 장 대표로부터 "다음 주에 분명히 나올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는 지금 이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다는 걸 누구보다 당이 잘 알고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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