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 남계리 유적에서 출토된 윤지충·권상연 백자사발지석 2점이 국립전주박물관 특별전 ‘대한국인 안중근 쓰다’에서 처음 공개됐다.
한국 천주교 최초 순교자들의 이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희귀 유물이 일반 앞에 선보이면서 전시 개막과 동시에 큰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내년 3월 8일까지 이어지며, 2021년 완주 남계리 유적 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백자사발지석이 공식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석은 사발 내부에 피장자의 이름과 관련 정보를 먹으로 적어 넣은 독특한 형태로, 윤지충(1759~1791)과 권상연(1751~1791)의 실명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다. 두 사람은 조선 후기 박해기 천주교 첫 순교자로 기록돼 있어 유물의 상징성과 보존 가치가 더욱 부각된다.
국립전주박물관 전시 담당자는 지석의 의의를 안중근 의사의 정신세계와 연결해 해석했다. 그는 “순교자들이 생명보다 신앙을 택했던 결단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조국 독립을 선택한 안중근 의사의 정신과 깊은 맥락을 공유한다”며 “백자사발지석은 이번 전시가 강조하는 ‘신앙·항쟁·정신’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핵심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완주군 역시 이번 공개를 계기로 남계리 유적의 역사적 가치를 제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초남이성지 내 유적의 국가 사적 승격 추진, 2027년 세계청년대회(WYD)와 연계한 콘텐츠 개발, 지역 천주교 초기 공동체 유산 교육 프로그램 확대 등이 검토되고 있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완주가 가진 중요한 문화유산이 국립전주박물관 특별전을 통해 국민들에게 소개돼 매우 뜻깊다”며 “역사적 가치를 지닌 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활용해 완주군의 문화적 매력을 더욱 높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특별전 ‘대한국인 안중근 쓰다’는 안중근 의사가 남긴 서예 작품과 유묵을 중심으로 그의 사상과 정신세계를 재조명하는 기획전이다. 완주 남계리 백자사발지석은 전시의 ‘신앙과 민족정신의 뿌리’ 섹션에 배치돼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역사적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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