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이 삼정KPMG와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차세대 부실예측모형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거시경제 지표와 개별 기업 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부실 가능성을 미리 포착하는 시스템이다. 중소기업 보증재원을 더 정교하게 관리하기 위한 AI 전환의 출발점이라는 평가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이미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AI 신용평가, 이상거래 탐지, AI 기반 신용감리 시스템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부실 차주 조기 경보,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AI를 핵심 인프라로 삼는 흐름이다.
이 흐름에 맞춰 공공 보증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사장 최원목)이 삼정KPMG와 손잡고 차세대 부실예측모형을 개발했다.
이번 모형은 거시경제 변수와 기업 경영상황을 함께 반영해 부실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도록 설계됐다. AI를 활용해 위험 신호를 상시 모니터링하는 ‘실시간 자동 진단 체계’가 핵심이다.
신보는 그동안 사용해 온 단일 모형 구조에서 벗어나 업종·기업 규모·업력 등 특성에 따라 모형을 세분화했다. 제조·서비스·도소매 등 업종별로 다른 경기 민감도와 재무 구조를 반영해 예측 정확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고위험·취약 기업군을 더 빨리 찾아내 보증재원을 위험도에 맞게 배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인프라도 강화했다. 한국은행과 국가데이터처의 Open API를 연계해 금리, 물가, 경기지수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를 자동으로 가져오고, 개별 기업 재무·비재무 정보와 함께 머신러닝·딥러닝 알고리즘으로 학습하도록 했다. 변수 간 복잡한 상관관계를 AI가 스스로 찾아내도록 해 예측 오차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이번 모형에는 ‘설명가능 인공지능(XAI)’도 함께 탑재됐다. 단순히 부실 가능성이 높다고 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재무 지표와 거시 변수, 기업 특성이 위험도를 끌어올렸는지 근거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내부 심사와 정책 결정 과정에서 판단 논리를 더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에 대한 신뢰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신보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 수집, 모형 개발, 학습, 검증에 이르는 AI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표준 운영 체계도 갖췄다. 향후 신용평가모형과 조기경보시스템 등 주요 리스크 관리 업무로 AI 활용 영역을 넓혀, 보증 포트폴리오 전반의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삼정KPMG는 “공공금융 분야에서 AI를 적용한 대표 사례로, 신보의 선제적 리스크 관리 수준을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보 관계자는 “이번 개발은 신보 리스크 관리체계가 AI 기반으로 본격 전환되는 출발점”이라며 “보증재원의 건전성과 중소기업 금융지원의 안정성을 함께 강화할 수 있도록 주요 시스템에 AI 도입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 안팎에서는 AI 모형의 공정성, 데이터 편향, 경기 급변 시 예측력 유지 등도 함께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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