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뿐만 아니라 캐나다, 베네수엘라까지 미국의 주로 편입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담을 편하게 하는 비공개 자리에서 한 발언이라고는 하지만, 두 번째 임기 시작 이후 계속된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을 고려했을 때 농담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전날인 1월 31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저녁에 열린 미국 워싱턴 D.C의 사교 모임 '알팔파 클럽'의 연례 만찬에 기조 연설자로 나서 이같은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린란드를 침공하지 않을 것이다. 사들일 것"이라며 "그린란드를 51번째 주로 만들 생각은 전혀 없었다.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만들고 싶다. 그린란드는 52번째 주가 될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53번째 주가 될 수 있겠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나온 '알팔파 클럽'은 미국의 CEO와 정치인을 비롯해 워싱턴 D.C의 저명한 인사들로 구성된 사교 모임으로, 매년 1월 마지막주 토요일 한 차례 비공개로 진행되는 만찬을 하는데 모임 참석자들이 서로 뼈 있는 농담을 주고 받는 것이 일종의 관례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토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현안에 대해 농담식의 발언을 했는데, 그는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고소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같은 발언이 보도된 이후 진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건 코미디 쇼"라면서 크게 무게를 두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반응을 내놨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워시 지명자에 대해 "TV에서 나온 인터뷰나 발언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저는 그가 금리를 인하하길 바란다"라고 말해 완전히 농담이라고 볼 수만은 없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신문은 해당 클럽이 1913년 남부 연합군 장군 로버트 E. 리의 1월 19일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네 명의 친구가 모이면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 클럽은 1974년이 되어서야 흑인 회원을, 1994년에야 여성 회원을 받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이날 열린 미 대중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대해 항의하는 아티스트들의 행동이 이어졌다. <허프포스트>는 이날 행사에 저스틴 비버와 헤일리 비버 커플, 그래미상 9회 수상 경력의 빌리 아일리시 등이 'ICE OUT'(ICE 퇴출) 이라는 글씨가 인쇄된 뱃지를 착용했다고 보도했다. <AP> 통신 역시 제이슨 이스벨, 마고 프라이스, 켈라니 패리시, 리아논 기든스 등 저명한 아티스트들이 해당 뱃지를 달고 레드카펫을 밟았다고 전했다.
이 중 '베스트 R&B 퍼포먼스' 상을 받은 미국 싱어송라이터 켈라니는 미국의 연예 매체인 <할리우드 리포터>와 인터뷰에서 "'ICE 엿먹어라'(f*** ICE)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레드카펫에서는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모두, 이렇게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으면 어떤 식으로든 메시지를 내지 않을 수 없다. 이걸 하지 않는 것은 너무 무감각하고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코미디언이자 진행자인 트레버 노아는 가수 로제와 브루노마스가 함께 오프닝 공연으로 <아파트>를 부른 이후 "아파트가 한국에서 술 게임이라고 하는데 미국에서는 뉴스를 볼 때마다 술을 마신다"라며 트럼프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빌리 아이리시가 올해의 노래상을 수상하자 모든 아티스트가 받고 싶어하는 상이라면서 "트럼프가 그린란드를 원하는 것만큼이나 간절하다"라며 "그럴법 하다. 엡스타인의 섬이 사라졌으니, 빌 클린턴과 어울릴 새로운 섬이 필요하겠지"라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를 받은 제프리 엡스타인 간의 관계를 비꼬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2일 미 하원 감독위원회의 민주당 의원들은 엡스타인 저택에서 확보한 9만 5000장이 넘는 사진들 중 일부를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엡스타인의 개인 섬에서 촬영된 사진들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 빌클린턴 전 대통령 등 미국의 저명 인사들이 엡스타인과 함께 찍은 사진들도 포함돼 있었다.
노아의 비아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서 "그래미 어워드는 최악이다. 사회자 트레버 노아?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시청률 최저였던 아카데미 시상식의 지미 키멜만큼이나 형편없다"며 평소 본인에 대해 날을 세우고 있는 지미 키멜에 빗대어 노아를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아는 도널드 트럼프와 빌 클린턴이 엡스타인 섬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틀렸다!!! 빌에 대해서는 내가 말할 수 없지만, 나는 엡스타인 섬에 간 적도 없고, 근처에 가본 적도 없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노아는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 그것도 빨리"라며 "이 형편없고 한심하며 재능도 없는 멍청한 MC를 상대로 큰 돈을 걸고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내 변호사들을 보내게 될 것 같다"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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