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헌율 익산시장이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전북의 지난 시간을 “정치가 멈춰 세운 정체의 시기”로 규정하며, 정치 중심 도정에서 행정 중심 도정으로의 전환을 핵심 메시지로 내세웠다.
정 시장은 12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 계산이 만든 정체를 끝내고, 책임지는 행정으로 전북의 변화를 이끌겠다”며 출마를 밝혔다. 수도권 중심 구조 속에서 누적된 지역 차별과 호남 내부의 격차, 그로 인한 도민 자부심의 흔들림이 출마 결심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북의 최근 수년을 두고 “되는 일 없는 시간”이라고 표현하며, 정치권의 책임 회피 속에 지역의 시간이 제자리걸음을 반복해 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구태와 결별하고, 행정이 해답을 만드는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시장은 자신을 정치인이 아닌 ‘행정전문가’로 규정했다. 10년간 익산시를 이끌며 도시 환경과 산업 구조, 인구 흐름까지 변화를 만들어온 경험을 전북 전반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삭막했던 도심의 변화, 환경 문제 해결, 청년 정책을 통한 인구 유입, 산업 구조의 첨단화, 교통·관광 인프라 확충 등을 익산시정의 주요 성과로 언급하며 “원칙과 소통, 실행이 만든 결과”라고 평가했다.
정 시장은 정치에 대한 불신이 커질수록 행정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정치는 갈등을 만들지만 행정은 해답을 만든다”며 “전북이 정치인의 시험대가 되어서는 안 되고, 도민의 삶을 바로 세우는 행정 중심의 도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헌율 시장의 이번 출마는 전북도지사 선거 구도를 ‘정치 대 행정’이라는 프레임으로 재편하려는 시도로도 읽힌다. 다자 구도가 예상되는 민주당 경선 국면에서, 중앙 정치 경력보다 행정 성과를 전면에 내세운 전략이 어떤 설득력을 가질지는 향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인연도 언급됐다. 정 시장은 전주·완주 통합 문제, 인공태양 사업 탈락, 새만금 신공항 소송 패소 등 전북 현안을 거론하며 “단편적인 해법이 아니라 대통령과 도민이 직접 소통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북 현안을 놓고 대통령과 도민이 함께 논의하는 타운홀 미팅을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정 시장은 전북이 반드시 전환해야 할 3대 변혁 과제로 △전북 현안 해결을 위한 대통령·도민 소통 체계 구축 △새만금의 AI·첨단 중소기업 중심지화 △전북특별자치법 개정을 통한 특별계정 및 산업 특례 신설을 제시했다.
그는 “전북의 문제는 정책 실패 이전에 방향의 부재”라며 “도정의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도민 참여 도정 실현, 14개 시·군 균형발전, 복지와 지역경제를 아우르는 통합 모델 구축, 전북특별자치도 권한 강화, 새만금 개발의 국가 주도 재정립 등을 5대 공약으로 내놓았다.
정 시장은 “전북의 성공은 곧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며, 도정의 성과는 도민의 삶으로 증명돼야 한다”며 “청년이 돌아오고 산업이 성장하며 세계와 연결되는 전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헌율 시장은 1980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으며,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과 전북도 행정부지사를 거쳤다. 이후 민선 8기부터 10기까지 익산시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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