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헌율 전북자치도 익산시장이 12일 차기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과의 각별한 인연이 세간에 회자했다.
두 사람의 깊은 인연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모라토리움을 선언했던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재명 대통령은 2010년 7월 1일 성남시장으로 취임한 다음날에 성남시의 누적 부채와 재정악화 상황을 이유로 '지방채 원리금 상환 유예'를 뜻하는 이른바 '모라토리엄'을 공식 선언했다.
'모라토리엄'이란 단어조차 생경한 때였고 지자체가 선언했다는 점에서 정가와 경제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세제국장을 맡고 있었던 정헌율 익산시장은 몹시 당황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 모라토리엄을 둘러싼 각계의 공방이 가열되며 급기야 공개토론 주장까지 치닫는 상황이 됐다.
여러 사정상 토론은 무산됐지만 성남시는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즉각적 부도 위험을 피하고 재정 구조조정을 통해 4년 만에 빚더미에서 벗어나게 됐다.
정헌율 행안부 국장은 당시 상황을 회고하며 "만약 공개토론을 했으면 (자신이)이재명 성남시장에게 박살 났을 것"이라고 술회했고 "정말 정치적 감각이 뛰어난 분이다. 앞으로 크게 되실 분"이라고 이재명 시장을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이때의 인연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을 거쳐 경기도지사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역화폐와 마을연금 등 상당한 정책 분야에서 공집합을 확인하고 의견을 서로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2022년 3월에 치른 20대 대선 과정에서 무소속이었던 정헌율 익산시장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를 적극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인연은 더욱 각별해졌고 정헌율 익산시장은 이재명 대선후보 시절의 대사면을 통해 민주당에 복당해 익산 최초의 3선 시장을 역임하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20대 대선에서 고배를 마신 후 민주당 대표 시절이었던 2023년 1월 당 최고위원회의를 익산시청에서 개최한 것도 이런 인연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여야 주요 정당의 최고위원회의를 광역단체가 아닌 기초단체에서 추진한 사례가 극히 없다는 점에서 이례적이었다는 평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또 익산지역에 수해가 났던 2023년과 2024년에 연거푸 당 대표로서 지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재명 당대표는 2023년 7월 수해 현장에서 "살 길이 막막하다. 도와달라"고 오열하는 익산 피해 농민을 따뜻하게 안아주며 "다 잘 될 것"이라고 위로해 주변의 눈가를 적셨다.
오랜 인연 속에서 이 대통령은 정헌율 익산시장을 만나면 반가움을 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기초단체장을 거쳐 광역단체장으로 옮겨 경기도를 선도적 광역단체로 만든 점도 정헌율 익산시장의 도지사 출마 배경 중 하나가 됐다.
정헌율 시장은 12일 전북지사 출마선언문에 "이재명 대통령이 정치적 롤모델"이라며 "도지사로 결정된다면 '리틀 이재명'이 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지사 시절의 이재명 대통령과 같이 오직 도민만 생각하고 직원들과 소통하며 디테일 도정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말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출마선언문 말미에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계엄에 맞서 싸운 경험, 그 치열한 현장에서 전북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준비된 지도자임을 증명했다"며 "경기도의 이재명과 같은 전북의 정헌율이 되어 전북 도약을 이끌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헌율 시장은 1980년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에 입문한 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 전북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한 바 있으며 민선 6기부터 8기까지 익산시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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