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착공·2036년 완공 목표…1만개 일자리·300개 기업 입주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 융합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 핵심 프로젝트, '인공태양 연구시설'이 전라남도 나주에 들어선다.
대한민국 에너지산업의 미래 지형을 바꿀 중대 분기점이자, 나주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핵 융합 에너지 선도도시로 도약하는 신호탄이다.
전남 나주시(시장 윤병태)는 지난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핵 융합핵심기술(인공태양) 개발 및 첨단인프라 구축사업' 부지로 나주시가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치열한 경쟁 끝에 이뤄낸 성과로, 지역발전을 넘어 국가 에너지 주권 전략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 1조2000억원 국가프로젝트…'에너지 수도' 나주의 도약
이번에 유치가 확정된 인공태양연구시설은 총사업비 약 1조2천억원 규모로, 나주시 왕곡면 나주에너지국가산업단지 인접 부지에 조성된다. 사업은 오는 2027년 착공, 2036년 완공 및 핵심기술 개발을 목표로 추진된다.
시설이 본격 가동되면 ▲300여 개 관련기업 입주, ▲전문연구인력 2천여 명, ▲1만개 이상의 직·간접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며, 경제적 파급효과는 10조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연구시설 하나의 유치를 넘어, 산업·고용·기술경쟁력 전반에 걸친 대전환이 시작되는 셈이다.
나주시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기존의 '에너지 수도' 이미지를 넘어, 대한민국 에너지 자립과 미래산업을 견인하는 핵심 거점도시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 '인공태양'이란…청정·무한·안전 에너지의 해답
'인공태양'은 태양 내부에서 발생하는 핵 융합 반응을 지구상에서 구현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수소 1g으로 석유 8t에 맞먹는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고 방사성 폐기물 부담도 극히 낮아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와 에너지 고갈 문제의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시설은 핵 융합 핵심기술을 집약적으로 개발하는 국가전략 인프라로, 대한민국 에너지 주권을 좌우할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 에너지산업 집적지 나주…독보적 입지 경쟁력
나주는 빛가람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670여개 에너지 관련 기업·기관이 집적된 대한민국 에너지산업의 심장부다.
전력·에너지 실증과 상용화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는 인공태양 연구시설과 결합해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지진 발생 이력이 없는 화강암 기반의 안정적 지반, ▲내륙 입지로 인한 자연재해 안전성, ▲KTX 나주역·무안국제공항을 잇는 교통망,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와 광주과학기술원(GIST)을 중심으로 한 연구인력 양성 인프라까지 갖추며 연구시설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았다.
◆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핵 융합 연구의 핵심 파트너
나주에 위치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는 세계 유일의 에너지 특화대학으로, 핵 융합 연구를 수행하는 교수진 4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다수는 한국핵 융합에너지연구원(KFE) 출신으로, 연구시설 구축 이후 즉각적인 공동연구와 기술 교류가 가능하다.
특히 켄텍은 핵 융합 8대 핵심기술 중 하나인 '초전도 도체 시험설비'를 세계 최고 수준 자기장으로 구축 중이며, 이를 위해 나주시는 국비 120억 원을 확보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구와 교육, 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현장형 인재양성 모델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 AI 시대 전력위기 해법…'인공태양'의 전략적 가치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는 전례 없는 전력수요 증가를 동반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서버가 소비하는 전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향후 10년 내 글로벌 전력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인공태양은 AI산업의 지속 성장을 뒷받침할 무한 청정에너지의 핵심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전남의 AI산업 육성 전략과 맞물려, 나주의 인공태양연구시설은 에너지와 데이터가 결합한 미래 산업 플랫폼으로 기능할 가능성을 지닌다.
◆설계 자체가 안전한 에너지…'극한 조건의 역설'
핵 융합은 1억℃ 이상의 초고온과 엄격한 조건이 충족돼야만 반응이 유지되는 구조로, 조건이 깨지면 즉시 반응이 중단된다.
폭발이나 통제불능 상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매우 낮아, 설계 단계부터 안전성이 내재된 에너지 기술로 평가된다.
연구시설이 들어설 왕곡면 덕산리 일원 에너지국가산단은 최근 20년간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은 지질안전지역으로, 대형 국가연구시설 입지 요건을 충족했다.
◆ 12만 시민이 만든 성과…'시민 참여형 유치모델'
이번 유치 성공의 배경에는 12만 나주시민의 참여와 공감이 있었다.
나주시는 20개 읍면동 주민설명회를 열고, 전 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했으며,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 나주시민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켜 민관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시민·기업·단체가 함께한 이 과정은 높은 주민 수용성과 사회적 신뢰를 보여주며 평가과정에서 강력한 경쟁력이 됐다.
◆ 광주·전남 동반성장…초광역 에너지 혁신의 출발점
인공태양연구시설은 나주만의 성과가 아니다.
광주의 AI·반도체산업, 전남의 에너지·소재산업이 결합해 광주·전남 초광역 에너지-산업융합벨트를 구축하는 출발점이다.
핵 융합 기술은 반도체, 의료, 바이오, 우주항공, 2차전지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 가능하며,
연구·인증·상용화·산업화·전력공급이 선순환하는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인공태양연구시설 유치는 12만 나주시민과 340만 광주·전남 시도민의 열정이 만든 결실"이라며
"시민의 전폭적인 지지와 높은 주민 수용성이 결정적인 힘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연구시설은 나주를 넘어 광주·전남 과학기술산업과 국가 균형발전을 이끄는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며
"나주가 대한민국 에너지 자립을 선도하는 글로벌 핵 융합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끝까지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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