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정헌율 익산시장이 ‘100만 광역야구’ 구상을 전북도지사 1호 공약으로 내세우며 전북형 광역 연대 전략을 제안했다. 전주·익산·군산·완주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어 프로야구단 유치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으로, 개별 도시 경쟁을 넘어 전북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담겼다.
정 시장은 19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은 이제 각자의 길이 아니라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 때”라며 “100만 광역야구는 한 도시가 모든 부담을 떠안는 방식이 아니라 전북 전체가 역할을 나눠 함께 키우는 모델”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북의 인구 구조와 생활권, 기존 인프라를 고려하면 광역 연대 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제안은 치열해진 프로야구 유치 경쟁 구도와 맞물려 있다. 성남, 천안·아산, 파주 등이 유치 의사를 밝히며 경쟁에 나선 가운데, 정 시장은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전주·익산·군산·완주가 연대하는 ‘100만 광역야구’ 구상을 전북의 대응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는 단일 도시 경쟁의 한계를 지적하며 “전북이 흩어져 대응한다면 다시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광역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시장은 야구를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지역 경제를 움직이는 생활형 산업으로 규정했다. 전국 평균 관람 횟수가 연간 15회 이상에 달할 만큼 대중성이 높고, 관광·소비·고용 효과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성장 전략으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프로야구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에 상시적인 소비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익산을 포함한 전북의 여건도 강점으로 제시됐다. 익산은 KTX 접근성과 KBO 기준을 충족하는 훈련 인프라, 국가대표 야구 훈련장과 2군 운영 경험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전주와 군산의 야구 전통, 완주까지 포함한 30분 생활권이 결합되면 100만 명 규모의 관람·소비 기반을 형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 시장은 야구장을 단순한 경기장이 아닌 복합 문화·산업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지역 상권과 청년 스포츠, 문화 콘텐츠를 연계해 전북 전역을 하나의 야구 생태계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6년 유치 추진기구 구성, 2027년 부지와 재원 구조 확정, 2028년 이후 단계적 구장 조성과 KBO 공식 창단 제안까지 단계별 로드맵을 제시했다.
다만 전북은 지난 2013년 제10구단 유치에 실패한 이후 10여 년간 프로야구 논의에서 멀어져 있었다. 광역 연대를 전제로 한 이번 제안이 과거의 좌절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자체 간 역할 분담과 재정 부담 조정, 도민 공감대 형성이 관건으로 꼽힌다.
수도권·충청권이 앞서 경쟁에 나선 상황에서, 정 시장의 ‘100만 광역야구’ 구상이 전북의 분산 경쟁 구조를 넘어 프로야구 유치 논의를 다시 꺼내는 재점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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