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18세 이상 39세 미만의 청년인구는 2024년 말 기준 시 38만5500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22.2%를 차지한다. 이들 중 매년 8000명 가량이 향(向)수도권에 합류한다.
일자리나 학업을 위해 아픈 가슴을 부여 안고 서울로 향한다. 구직을 위해 고향을 등지는 청심(靑心)을 접하면 한없이 가슴이 저며 온다.
수도권 청년이 "이 회사가 아니면 저 회사"를 고민할 때 전북의 젊은 세대는 "과연 기회가 있을까, 없을까"를 먼저 걱정한다. 양질의 일자리 수 자체가 너무 적은데다 직무 선택 폭도 좁으며 경력 이동도 쉽지 않은 까닭이다.
그래서 전북 청년의 실패는 도전의 실패가 아니라 '기회의 부재'이자 시장의 협소에서 비롯한 '구조적 실패'일 경우가 적지않다.
전북도지사 출마를 염두에 두거나 선언한 전북 정치인은 과연 이런 청년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까?
김관영 "도전하자. 지방은 기회의 땅"
김관영 현 전북지사는 청년들에게 "도전하자. 그리고 지방은 기회의 땅이다"라고 말한다.
고향을 등지기보다 자신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특성화된 전략을 구사한다면 지방은 천형(天刑)이 아니라 오히려 수도권보다 더 나은 '기회의 땅'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청년에 대한 김관영 전북지사의 애정은 각별하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100일을 맞았던 지난 해 5월 도청앞 광장에서 가진 행사는 다름 아닌 '청년 토크콘서트'였다. 가장 중요한 순간을 전북 청년 100명과 함께 소통하며 정책 대안을 찾는 시간으로 할애한 것이다.
김관영 지사는 당시 "전북의 미래를 이끌어 갈 희망의 주역은 청년이다"며 "이들이 제시한 의견을 도정 청년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청년이 전북에서 꿈과 도전을 펼칠 수 있는 사회', 김 지사가 말하는 궁극의 목표이다. 청년이 전북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안호영 "전북에도 일자리 빠르게 열린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전북 완주진안무주)은 "전북에도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가 빠르게 열리고 있다고 청년들에게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산업화·정보화에는 전북이 뒤졌지만 재생에너지 전환과 AI 시대에는 앞서가는 등 속도감 있게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으니 고향에서 기회를 찾으라는 말이다.
안 의원은 "지역에서도 자기 삶의 속도와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전북에서도 충분히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그 길을 더 넓히는 일을 꼭 해내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단순히 '청년을 위한 정책' 그 자체가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전북의 청년이 스스로의 미래를 설계하고 실현할 수 있는 사회 구조를 만들겠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렇게 해야 매년 전북에서만 8000명 안팎의 청년이 수도권을 향해 짐을 싸는 악순환의 고리를 차단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청년이 전북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각종 시스템과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원택 "청년이 오고 싶은 전북 만들 것"
같은 당의 이원택 전북 의원(군산김제부안을)은 "전북은 지금 청년 유출, 기업 부재, 투자 감소가 서로 맞물린 악순환 구조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더 이상 수도권 의존형 전략으로는 이 구조를 바꿀 수 없는 만큼 전북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는 '내발적 발전전략', 즉 전북 내부 자원과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체계적인 산업전략을 필요로 한다는 주장이다.
이원택 의원은 "전북은 재생에너지와 농생명, AI, 로봇 등 미래산업의 원천자원을 모두 가지고 있다"며 "청년들이 떠나는 전북이 아니라 '청년이 오고 싶어하는 전북'을 만들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전북의 내적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 핵심기업의 본사 연구부서들이 올 수 있는 산업환경과 기업 운영 기반을 구축하겠다며 청심에 호소하고 있다.
정헌율 "청년은 무궁무진한 기회의 상징"
정헌율 익산시장은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가장 위대한 성공은 실패할 수 있는 자유에서 온다'라고 말한 것에 주목하며 "청년을 언제나 응원하며 지금의 실패가 곧 성공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치열한 경쟁 구도로 인한 압박감에 실패를 두려워하고 한번 넘어지면 패자라고 판단되는 우리의 사회적 분위기가 청년의 도전을 망설이게 하는 큰 걸림돌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극복하고 사회 전반의 패자부활을 위한 분위기 쇄신과 제도적 장치 마련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의지로 해석된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청년의 젊음은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기회의 상징"이라며 "앞으로 수없이 넘어지면서 얻게 될 경험과 교훈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 되고 또 다른 희망을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도지사 출마 예정자 4인은 전북의 청년이 고향에서 취업과 생활의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사회적 기반을 마련해 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전북의 청년들이 고향에서도 '머물 수 있는 선택지'를 갖게 하기 위해 단순한 지원금이 아니라 일과 주거, 성장, 연결이 함께 작동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각오이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청년은 선택지를 앞두고 지금보다 '미래'를 내다본다"며 "전북에서도 경력의 사다리를 만들고 정착 가능한 삶의 최소한 기반을 확충하며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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